[OTT뉴스=김수진 OTT 평론가] 일본은 추리소설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추리 장르가 발달돼 있다. 덕분에 소설 원작의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참신한 소재의 오리지널 작품까지 매 분기 새로운 추리 콘텐츠가 등장한다.
이 중 2019년 방영된 ‘당신 차례입니다’는 높은 완성도와 몰입감으로 일본 열도에 ‘아나방(당신 차례)’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작품은 종영 후에도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며 2021년 12월 극장판 개봉도 이뤄냈다.
덕분에 '당신 차례입니다' 제작진이 다시 모여 만든 서스펜스 추리극 '진범인 플래그'는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 곁의 모든 사람을 의심하라, 당신의 가족까지도
어느 날 택배 회사 카메다 운수에 근무하는 회사원 사가라 료스케(니시지마 히데토시 분)의 아내와 딸, 아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는 곧바로 경찰에 실종 신고를 냈지만 단순 가출이나 여행이 아니냐는 비아냥만 듣는다.
집에는 아내 마호(미야자와 리에 분)가 실종 당일 저녁 식사를 준비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이에 납치 사건임을 확신한 료스케는 친구들과 함께 가족들의 행방을 찾기 시작한다.
극중엔 료스케의 가족 찾기를 돕는 다양한 주변인이 등장한다. 대학 친구로 주간지 편집장인 카와무라 토시오(타나카 네츠지 분)와 바를 운영하는 히노 와타루(사코다 타카야 분), 회사 동료 니노미야 미즈호(요시네 쿄코 분), 딸의 남자친구 타치바나 잇세이(사노 하야토 분), 아랫집 여자 히시다 토모코(사쿠라이 유키 분) 등이다.
사건의 실마리가 될 단서가 모일수록 료스케 주변인 모두가 의심스럽기만 하다. 이 와중에 료스케는 오히려 용의자로 몰려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되고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사가라 가의 네 가족은 무사히 재회해 다시 한번 같이 밥을 먹을 수 있을까?
◆ '추천' 서스펜스 추리극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진범인 플래그'는 서스펜스 추리극 '당신 차례입니다'와 동일하게 아키모토 야스시가 기획, 원안을 맡았다. 특유의 촘촘한 전개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연출로 드라마 초반부터 극에 몰입해 감상할 수 있다.
동일 세계관을 공유한 ‘당신 차례입니다’ 배우들의 카메오 출연은 또 하나의 재미다.
◆ '비추천' 늘어지는 전개와 고구마 같은 답답함은 못 견디는 당신에게
'진범인 플래그'는 첫 화 평균 시청률 8.4%로 기분 좋게 시작해 최종화(20화) 9%대로 마감했지만, 중반부에는 시청률 부진을 겪어야 했다.
평균적으로 10화 내외인 타 드라마의 두 배 가깝게 방영돼서인지 중반부터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사가라 료스케의 주변인 모두가 차례로 용의선상에 올라 오히려 실제 범인이 밝혀졌을 때 임팩트가 적다. 역시 지나친 반전은 시청자를 지치한다.
의미 있는 복선을 바탕으로 범인 후보가 좁혀지기보다 마지막 회에 갑자기 범인이 밝혀져 존재감이 떨어진다. 더욱이 범행 동기가 사건의 규모에 비해 소박해 개연성이 아쉬웠다.
주인공 료스케의 지나치게 선한 성격과 수동적인 역할도 답답함을 더한다. 단서를 찾고 추리하는 과정이 대부분 주인공이 아닌 주변인에 의해 이뤄지고 특유의 선함으로 유력 용의자조차 용의선상에서 제외한다.
차라리 비중이 낮은 인물을 용의선상에서 제외해 분량을 10편 내외로 줄였더라면 긴장감 있게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으나 일본 추리극 특유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진범인 플래그'는 왓챠 익스클루시브로 만나볼 수 있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7점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5점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6점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4점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6점
→ 평점: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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