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정수임 OTT 평론가] 나는 단막극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1~2부작 형식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청자를 '아쉽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왜 이렇게 짧아, 부족하다", "16부작으로 만들어 주세요!"라는 평은 단막극이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 아닐까.
단막극 및 숏폼 형식의 콘텐츠는 시기적으로 OTT의 대중화와 함께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근 재미는 물론 짧은 회차에 대한 아쉬움도 느꼈던 콘텐츠를 소개한다.
KBS '드라마 스페셜'이나 tvN '드라마 스테이지' 등 단막 시리즈를 즐겨봤던 이라면 흥미롭게 느낄 것이다.
현재 티빙에서는 기존의 드라마 스테이지가 새로 단장한, tvN 드라마 프로젝트 '오프닝(O'PENing)'을 만날 수 있다.
앞서 공개된 ‘오피스에서 뭐하Share?’(2부작)와 ‘XX+XY’(4부작)에 이어 오는 6월 17일부터 총 8개의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첫 번째 작품인 ‘오피스에서 뭐하Share?’는 공유오피스에서 근무하며 일도 사랑도 놓치지 않는 청춘남녀의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해 오리지널 콘텐츠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에 간다(웨이브)’, ‘마이네임(넷플릭스)'으로 주목받은 배우 이학주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 2의 배우 하윤경, ‘구필수는 없다(시즌)’, 영화 '범죄도시2' 등에 출연한 배우 정재광이 주인공으로 나선 작품.
디자이너 위다인(하윤경 분)은 공유오피스로 첫 출근한 날, 전 남자친구 전진석(정재광 분)을 같은 팀 동료로 만나고, 전날 밤을 함께 보낸 박현우(이학주 분)를 팀장으로 마주한다.
6년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인생을 더 재미있게 살아보라는 친구 박성희(장지수 분)의 성화에 용기 내 그와 인생 첫 원나잇을 하게 됐는데, 무척이나 꼬이고 꼬여버린 상황이다.
당황한 자신과 달리 태연한 현우의 반응은 그를 더욱 궁금하게 한다.
일에 있어 프로페셔널한 현우와 다인은 팀장과 팀원 사이의 간격을 유지하지만, 서로에게 한 번씩 훅 들어오는 매력은 이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이들 사이에 오가는 텐션은 은은하면서도 한없이 짜릿하다. 비유하자면 전구의 전기 같은 새로운 떨림이다.
그런가하면 다인과 전남친 진석의 관계는 수명이 다해 깜빡이는 형광등과도 같다.
꺼져버린 빛을 다시 켜고 싶은 그와 혼란스러운 그녀의 마음이 엇갈리면서, 오랜 연애 끝에 이별한 커플의 후속편을 보여준다.
반면 성희의 연애는 불꽃이다. 과감하고 감정 표현에 거침없는 두 사람의 사이는 뜨거운 불꽃 같다.
일련의 오해로 내내 불씨가 지펴지고 꺼지기를 반복하다, 마침내 활활 타오른다.
특히 다인에게 현우와의 만남은 그 자체로 인생의 새로운 도전이다.
정규직에서 프리랜서로의 전향, 결혼을 생각했던 남자친구와의 이별은 평온했던 그의 삶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그런 가운데 만난 현우는 왠지 나른하고 여유 있는 성격에 자신만의 신념도 뚜렷하다.
왜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냐는 현우의 말은 흔들리는 다인에게 용기를 주고, 동시에 잔잔한 파도에 돌을 던진 격이기도 하다.
이들의 관계는 남녀 간의 단순한 이끌림을 넘어 이 두 가지를 입체적으로 그려, 더욱 생생한 재미를 안긴다.
그리고 단막극답게 그 과정을 압축해서 알차고 지루하지 않게 담아낸 것도 완성도를 높이는데 몫을 했다.
2부작이라는 게 아쉽기도 했지만, 스토리상 가장 깔끔하게 전개하고 마무리 짓는 것. 그것이 숏폼 콘텐츠의 매력인 것 같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이에 따른 다양한 시도들은 언제나 반갑다.
이처럼 짧은 회차에도 긴 여운을 주는 알찬 작품들을 더욱 많이 만나고 싶다.
tvN 드라마 프로젝트 O'PENing 시리즈 ‘오피스에서 뭐하Share?’는 티빙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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