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선상학교 선생님의 성장일기, '선생님의 일기'

왓챠 : '선생님의 일기'

황세림OTT평론가 승인 2022.05.14 08:00 의견 0
영화 '선생님의 일기' 포스터(사진=다음 영화).

[OTT뉴스=황세림 OTT 평론가] 2022년 우리에게 '교육'이란 무엇이고, '선생님'이란 어떤 직업일까.

넘쳐나는 사교육과 디지털 교육 시스템 속에서 우리는 학교와 선생님의 본질을 점차 잊어가는 것 같다.

그런데도 우리는 '죽은시인의 사회' 속 키팅 선생님처럼 따뜻하고 자애로우며 학생들을 이끌어주는 든든한 선생님을 바라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스승의 날을 맞아 소개할 작품은 태국 영화 '선생님의 일기'다. 이 시대의 청년이자 어리숙한 선생님을 그린 작품으로 왓챠에서 볼 수 있다.

앤(레일라 분야삭 분)과 송(비 스크릿 위셋케우 분) 두 명의 선생님들은 각기 다른 시기에 선상학교로 발령받는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앤의 모습, 영화 <선생님의 일기>(사진=다음 영화).

먼저 선상학교에서 근무하게 된 앤은 물과 전기조차 여유롭지 않고, 하다못해 현대인의 필수품인 핸드폰도 잘 터지지 않는 선상학교에 어렵게 적응해 나간다.

하지만 함께 온 치지 선생님이 이런 환경에서 근무할 수 없다며 떠나버리고, 갑작스러운 장거리 연애로 남자친구와도 소원해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학부모들은 먹고사는 데 급급할 뿐 아이들을 공부시킬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런 현실에서 앤은 가져온 일기장 가득 속상함과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송의 모습(사진=다음 영화).


앤이 선상학교를 떠난 후, 레슬링 선수를 그만두고 체육 교사 일자리를 알아보던 송은 1년 계약직으로 앤의 뒤를 이어 선상학교로 발령된다.

본래 공부와 거리가 있던 송은 나이도 성격도 제각기인 아이들에게 모든 과목을 가르치려 하니 힘들기만 하고, 여자친구와도 헤어지게 된다.

그러던 중 칠판 위에 숨겨져 있던 앤의 일기장을 발견한 송은 그녀의 일기에 짧게 답장을 해나간다.

시공간을 넘어 앤에게 공감하고 배우던 송은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앤에 대한 애정도 커진다.

◆본 적 없는 사람과 사랑하는 청정로맨스

앤과 송은 선상학교에 번갈아 근무하며 한 번도 서로 마주치지 못했지만를 통해 마음을 키워나간다.

특히나 그저 일자리가 필요했던 송은 앤을 통해 선생님이라는 꿈을 꾸고, 임시교사가 아닌 진짜 선생님이 되기 위해 떠난다.

현실에 매여 남들이 알아주는 학교로 이직한 앤은 일기 속 송의 답장을 통해 왜 자신이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지 기억해낸다.

사랑에 상처받고, 아이들을 통해 위로받았던 둘은 물리적으로 함께하지 못했지만 오로지 서로만이 공감할 수 있는 상대였을 것이다.

◆ 완벽하지 않지만 따뜻한 선생님

'선생님의 일기'가 매력적인 이유는 그들을 완벽한 선생님으로 등장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앤과 송은 젊기에 치열하고 욱하는 모습이 감춰지지 않는 사회초년생인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들에게 공부가 아닌 일을 시키겠다는 학부모와 대립하는 것도, 놀고 싶다는 아이들을 설득하기에도 지친다.

하지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는 어른스러운 태도로 아이들을 교육한다.

선생님을 다룬 많은 작품에서 선생님들은 중후하고, 다정하며, 지혜롭게 행동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어쩌면 그런 캐릭터들은 영화적 상상일 뿐, 실존하는 선생님들은 과감하고 극적인 선택을 할 수는 없다.

사회적 책임과 책무를 다하며,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교육해야 하며 아이들이 주는 상처에 반격할 수 없는 존재다.

아마도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누군가에게는 초년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누군가는 현실을 알아봐 주는 '선생님'들을 위한 작품이 될 것이다.

그리고 영웅이 아닌 어리숙한 한 사람으로의 선생님에게 공감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영화를 보며 그들에게도 '처음'이 있고, 학생과 선생님은 함께 성장하는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되면 좋겠다.

스승의 날, 서투르고 어리숙한 신임 선생님들의 고층을 이해하기에 좋은 영화 '선생님의 일기'는 시즌에서 시청할 수 있다.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6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8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2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5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4

→ 평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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