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노래 좀 제발 그만!" 뮤지컬 마을 '슈미가둔'에 떨어지다

애플 TV플러스 오리지널: '슈미가둔'

김현하 승인 2022.04.09 07:00 의견 0
<슈미가둔> 공식 포스터. 사진 IMDB

[OTT뉴스=김현하 OTT 평론가] 뮤지컬을 좋아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애플TV의 야심작 '슈미가둔'을 좋아할 것이다!

이 작품의 여주인공 멜리사(세실리 스트롱 분) 역시 이른바 '고전 뮤지컬 덕후'로 뮤지컬 세계 그 자체인 슈미가둔에서 '오클라호마', '사운드 오브 뮤직', '왕과 나'와 같은 뮤지컬들을 읊으면서 행복해하니깐 말이다.

혹시 뮤지컬을 좋아하지 않는가?

그래도 역시 애플티비의 '슈미가둔'을 좋아할 것이다.

MBTI를 매기자면 100% T가 나올 것 같은 이 작품의 남주인공 조쉬(키건 마이클 키 분) 역시 뮤지컬이 나올 때마다 관객에 빙의해서 노래 좀 그만 틀라고 소리치기 때문이다.

이렇게나 다른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나서 같이 슈미가둔에 떨어진 것이며, 어떻게 슈미가둔을 빠져나올 수 있게 될까?

마을에 일이 있을 때마다 나서는 앙상블들(사진=IMDB). ⓒOTT뉴스

◆ SNL 제작진의 야심작

작품의 컨셉트부터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SNL 등에서 만드는 뮤지컬 패러디 코미디 영상의 컨셉처럼 느꼈다면 당신이 맞다.

'슈미가둔'은 SNL 제작사에서 만든 작품으로 그 이름부터 고전 뮤지컬 영화 '브리가둔'을 패러디해 만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슈미가둔'은 고전 뮤지컬을 줄줄이 꿰고 있는 뮤지컬 팬이 아니더라도 재치있게 고전 뮤지컬의 상황과 캐릭터를 패러디를 통해 비판하면서 웃음을 만든다.

'사운드 오브 뮤직'을 봤더라면 멜리사가 속도위반을 한 커플 앞에서 익숙한 산을 배경 삼아 기타를 들 때부터 웃음을 참을 수 없겠지만, 뮤지컬을 보지 않았더라도 멜리사가 산뜻하게 도레미송의 멜로디로 개사한 노래를 듣고 웃음을 참기는 힘들 것이다.

이 밖에도 '슈미가둔'은 고전 뮤지컬 특유의 낭만적인 분위기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고루한 여성관이나 사라진 퀴어의 존재, 전형적인 클리셰를 비판하는 대사를 곳곳에 집어넣어 뮤지컬 향유층과 비향유층 모두를 아우른다.

신예 뮤지컬 스타, 아리아나 데보세가 연기하는 엠마(사진=IMDB). ⓒOTT뉴스

◆ 뮤지컬 스타 총출동

이 작품의 메인 주인공, 멜리사와 조쉬 역할을 맡은 배우들 역시 유구한 SNL의 크루이자 슈퍼스타다.

그리고 이들을 뒷받침해주는 '슈미가둔'의 일원들 역시 뮤지컬계의 찬란히 빛나는 별들로 가득 차 있다.

작품 초반에 등장해 멜리사를 유혹하는 한량, 대니 베일리를 연기한 애런 트베잇은 '위키드'의 피예로, '넥스트 투 노멀'의 게이브 굿먼 등을 연기하였으며 '물랑루즈'로 뮤지컬 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토니상 남우주연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영화 '레미제라블'의 앙졸라 역으로도 일반 대중들에게 그 얼굴을 알렸다.

마을의 기강을 잡는 무서운 레이튼 부인 역의 크리스틴 체노웨스는 그 유명한 '위키드'의 오리지널 글린다로, 2016년 '헤어스프레이'에 이어서 도브 카메론과 함께 다시 한 번 같은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자잘하게 등장하는 조연들 역시 '에비뉴 큐'와 같은 뮤지컬 작품들의 오리지널 캐스트다.

이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배우는 단연코 마을의 학교 선생 '엠마' 역을 맡은 아리아나 데보세일 것이다.

아리아나 데보세는 지난 10년동안 브로드웨이를 가장 뜨겁게 달군 뮤지컬 '해밀턴'의 크루이기도 하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뮤지컬 시리즈 '프롬'의 주인공이다.

그리고 며칠 전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아니타 역으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인물이기도 하다.

주인공들이 탐탁치 않은 레이튼 부인(사진=IMDB). ⓒOTT뉴스

'슈미가둔'은 앞서 말했듯이 흥미로운 소재와 패러디로 가득 차 있는 드라마이다.

하지만 클리셰와 패러디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만약 당신이 완전한 뮤지컬 비향유자라면 이 작품을 온전히 즐기기는 힘들 것이다.

고전 뮤지컬들의 클리셰를 비판하는 작품이지만 그 자신도 결국 고전 뮤지컬의 약점을 갖고 있다는 점 또한 '슈미가둔'의 약점이다.

전형적인 '진정한 사랑을 찾아서' 서사를 표방하는 지나치게 단순한 플롯과 스토리.

그리고 중간에 주인공들이 서로의 '진정한 사랑'을 탐색하기 위해 만나는 상대들과의 서사마저도 흔한 클리셰다.

그렇기 때문에 줄거리에 대한 집중도는 점점 떨어지면서 패러디, 노래와 같은 오락 요소들이 나올 때만 시청자의 관심을 끌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장점과 단점 모두 극명한 작품이기에, 뻔한 이야기라도 '진정한 사랑'을 찾는 여정에 동참하고 싶다면 한 번 이 드라마를 시도해보는 것이 어떨까?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7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7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8

→ 평점: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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