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족 영화, 근데 이제 SF를 곁들인 <애덤 프로젝트>

넷플릭스 오리지널 : <애덤 프로젝트>

초록생 승인 2022.03.16 12:03 의견 0
영화 <애덤 프로젝트> 포스터(사진=넷플릭스). ⓒOTT뉴스

[OTT뉴스=초록생 OTT 2기 리뷰어] 살다 보면 과거 일을 재해석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내 생각과 감정이 옳다고 믿고 살았지만, 실은 '내가 옳다고 믿는 게 더 편해서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구나'하는 순간 말이다.

미움이나 슬픔, 상처로 얼룩진 기억으로부터 도망쳐야 했던 과거를 보냈다면 그 재해석은 분명 희망적일 것이다.

우리에게 '그 희망'을 보여줄 남자 애덤 리드(라이언 레이놀즈 분)가 2050년에서 2022년으로 날아왔다.

◆ 시간 여행 = 애덤 프로젝트

어린 애덤과 중년 애덤(사진=넷플릭스). ⓒOTT뉴스

2050년 훔친 제트기로 도망치듯 웜홀을 빠져나온 애덤이 도착한 곳은 2022년 숲이 우거진 동네의 어느 집.

배에 상처를 입은 애덤은 그 집안을 마치 제집처럼 활보하며 필요한 물건들을 척척 찾아내다가 그 집에 사는 남자아이와 만난다.

엄마가 외출하고 혼자 남아있던 아이는 낯선 사람인 애덤을 경계하지만, 애덤은 조금의 긴장도 조심성도 없다.

물론 아이도 보통 어린이답지 않게 경계심보다는 호기심이 더 가득해 보인다.

몇 번의 대화가 오가더니 이 똑똑한 아이는 의문의 남자가 바로 자신의 미래라는 걸 깨닫는다.

그렇다.

2050년의 중년 애덤이 2022년의 12살 어린이 애덤(워커 스코벨 분)과 만난 것이다.

시간여행을 다루는 많은 영화에는 암묵적인 약속이 있다.

바로 과거의 나와 마주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흔하고도 익숙한 이 약속이 이 영화엔 없다.

심지어 그들은 인생에 도래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시간 여행을 떠나기까지 한다.

시간 여행에 신기함과 호기심으로 가득 찬 어린이 애덤이 이것저것 물어보자 중년 애덤은 "영화를 너무 많이 봤어!"라고 말하는데, 마치 관객에게 말하는 기분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 '우리 영화를 보려거든 그냥 믿고 봐!'라고 라이언 레이놀즈가 관객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실종된 자신의 아내 로라(조 샐다나 분)를 찾기 위해 시간여행을 시작한 중년 애덤은 아내와 재회한다.

기쁨의 순간도 잠시, 훔친 우주선의 주인이자 거대한 타임 프로그램의 소유주인 마야 소리언(캐서린 키너 분)이 그들을 쫓기 시작한다.

로라는 중년 애덤에게 소리언에게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애덤의 아버지이자 타임 프로그램의 창시자인 루이스 리드(마크 러팔로 분)의 죽음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덤으로 말이다.

로라는 중년 애덤에게 아버지 루이스가 죽기 전의 과거로 돌아가 그를 만나고 문제를 해결하라고 말한다.

그렇게 더 과거로 돌아가는 두 애덤.

아버지의 부재를 막 겪기 시작한 어린이 애덤과 과거 기억에 파묻혀 살아온 중년 애덤은 아버지를 찾아간다.

세 부자는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까?

◆ 사실은 가족 영화, 근데 이제 SF를 곁들인...

자신들 마음속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두 애덤(사진=넷플릭스). ⓒOTT뉴스

크레딧이 올라갈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영화 소소하네'였다.

영화 초반부는 빠른 전개로 흡입력 있었지만, 뒤로 갈수록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만 이야기가 전개됐기 때문이다.

SF영화는 영상 퀄리티에 대한 기대도 하기 마련인데, CG가 어설프진 않았으나 영화 설정 규모 자체가 작아서 '제작비가 부족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제트기, 광선검, 피 흘리지 않고 죽는 방식은 겉보기에는 그럴듯한 SF영화처럼 보였지만, 2050년이라는 근미래의 모습이라고 보기엔 설득력이 부족했다.

또, 진지한 순간보다는 농담 식의 대사들이 계속되다 보니까 진지한 갈등은 안 나오는 건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물론 배우들 간의 핑퐁은 참 좋았다.

그러다 인물들이 마음속에만 품고 있던 감정과 갈등을 서로에게 꺼내며 해소하는 장면이 나올 때야 영화의 목적을 발견한 듯했다.

가족 간의 갈등 혹은 과거의 상처를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를 이야기하기 위해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꺼내 들었다는 느낌이다.

이 사실을 인지하고 나면 제목이 <애덤 프로젝트>라는 것이 다시 보이기도 한다. (영화를 보면 알 수 있으리라.)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이 영화를 시청한다면, 존재의 의의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과거를 바로 잡거나 미래의 희망을 찾고 싶다면, 내가 존재하는 이 현재에서 행동하자.'

◆ 기대는 적당히 마음은 편안히

마음을 나누며 포옹하는 애덤과 루이스(사진=넷플릭스). ⓒOTT뉴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예고편만 잘 만든다는 의견을 종종 접한다.

필자 역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기대 이하였던 작품들이 많았다.

그런데도 이 작품이 공개되자마자 시청한 이유는 단연 출연진들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재치 있는 입담으로 빠르게 재잘대는 인물을 잘 표현하는 라이언 레이놀즈와 마크 러팔로의 합을 놓칠 수 없었다.

그 밖에도 조 샐다나, 애덤의 엄마이자 루이스의 아내 엘리 리드 역의 제니퍼 가너까지 있으니 기대를 안 가질 수가 있겠냐 말이다.

주연 중 유일한 초면이었던 어린이 애덤 역의 워커 스코벨의 연기는 배우로서 첫 작품이라는 것이 놀라울 정도였다.

거기에 영화 <프리 가이>로 이미 합을 맞춘 감독 숀 레비와 라이언 레이놀즈의 만남이라는 점에 믿음이 갔다.

어찌 됐거나 이 영화는 이들을 보는 것 자체로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다.

물론 러닝타임이 짧기도 하다. 하하.

화려한 SF영화를 기대한다면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하지만 CG가 발전한 <백 투 더 퓨처>라고 생각하고 마음 편히 보면 또 재미있을지도?

지난 11일에 공개된 영화 <애덤 프로젝트는>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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