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 편지와 유사한 '소년심판'이 불편한 이유

김민석 작가 "소년심판과 세월호 명주실, 우연의 일치"
유가족에 대한 세심한 배려 있었더라면 '아쉬움'

편슬기 승인 2022.03.16 11:41 | 최종 수정 2022.03.16 13:52 의견 0

넷플릭스의 <소년심판> 중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슬픔을 토로하는 장면에서 사용된 대사와 세월호 참사 유가족 편지 내용과의 유사성이 제기됐다.

소년범과 촉법소년을 둘러싼 사회 전체의 문제점을 지적한 <소년심판>이 연일 화두에 오르내리면서 극 중 다뤄졌던 사건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들도 함께 조명을 받고 있다.

<소년심판> 중 문제의 대사(사진=넷플릭스캡쳐). ⓒOTT뉴스

이 중 1화에서 다뤄진 초등학생 유괴 살인 사건에서 피해자 아동의 어머니가 아이를 잃은 슬픔을 심은석 판사에게 토로하는 장면 중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우리 지후 돌 때 실 잡았어요. 근데 그 실이 첫째 돌 때 썼던 거라 좀 삭았더라고요 그것 때문일까요? 그것 때문에 우리 지후가... 다 제 탓입니다.."

해당 대사에 대해 적지 않은 시청자들이 불쾌감을 드러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안산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 피해 학생의 어머니가 남긴 편지 내용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아래는 편지 전문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피해 유가족이 남긴 편지 전문(사진=페이스북). ⓒOTT뉴스

<소년심판> 극 중 대사와 세월호 참사 피해 유가족의 편지 내용의 유사성이 높아 시청자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피해자 어머님께서 쓰신 편지가 생각 나 가슴이 먹먹했다"는 의견이 다수 확인됐다.

더불어 "이런 내용을 그냥 써도 되는 거냐", "편지 내용을 가져다가 그대로 대사로 치는 건 진짜 아니지 않나?" 등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피해 유가족의 편지 내용은 누리꾼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여러 곳에 실어 나르며 널리 알려졌다.

본지 취재에 김민석 작가는 "우연의 일치로서 (세월호 유가족 편지와의 유사성을)인지하고 못하고 있었다. 아이를 잃은 엄마의 절절한 마음을 실에 빗대어 표현한 대사"라는 답변을 전해왔다.

돌아오는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8주기다(사진=픽사베이). ⓒOTT뉴스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측은 "<소년심판> 드라마 확인 결과 대사가 편지 내용과 상당히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어 "<소년심판>에 언급된 부분이 세월호 참사 관계자, 유족들을 폄훼하는 내용이 아닌 것으로 판단돼 공식적으로 대응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대사와 편지 내용과의 유사성을 미뤄볼 때 세월호 8주기를 앞둔 현재, 작품 제작 과정에서 유가족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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