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당신이 용의자가 된다면, 끝까지 무죄를 주장할 수 있을까?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 <어느 날>

이정현 승인 2022.01.20 08:38 | 최종 수정 2022.04.05 15:11 의견 0
법정에 선 김현수(김수현 분). 사진 쿠팡플레이


[OTT뉴스=이정현 OTT 2기 리뷰어] 쿠팡플레이의 첫 오리지널 드라마인 <어느 날>은 총 8부작 드라마로 2021년 11월 27일에 첫 공개됐다.

영국 BBC 채널에서 2008년 방영한 드라마 <크리미널 저스티스(Criminal Justice)>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한 여대생의 죽음으로 평범했던 대학생 김현수(김수현 분)의 인생이 180도로 바뀌고, 유일하게 자신을 믿어주는 삼류 변호사 신중한(차승원 분)과 함께 무죄 주장을 펼치는 이야기다.

배우 김수현이 작년 <사이코지만 괜찮아> 이후 처음 출연하는 작품으로 배우 차승원과 호흡을 맞추며 기대를 모았다.

울부짖는 현수. 사진 쿠팡플레이


<어느 날>은 첫 회부터 극 중 현수가 용의자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김현수가 살인범이라고 믿는 박상범 형사(김홍파 분)와 범인이 아니라고 믿는 신중한 변호사의 대립이 눈길을 끈다.

또한 현수의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지켜보며 시청자들 또한 그의 감정에 금세 동화될 정도로 몰입도가 높다.

김현수, 신중한, 박상범 이 세 사람의 미묘하고 팽팽한 심리전이 드라마의 핵심 포인트다.

'In dubio pro reo. Nemo praesumitur malus(의심이 들면 피고인의 이익을 우선으로. 누구도 유죄추정을 받지 않아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 27조 4항에는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규정한 기본권이 있고, 형사소송법에도 '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규정한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다.

명백한 증거가 없는 이상 용의자로 지목된 자를 무죄로 봐야 하며 경찰은 또 다른 용의자가 범인일 가능성은 없는지 여러 관점에서 수사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에서는 경력 30년의 베테랑 형사조차 자신의 직감에 따라 눈에 보이는 정황만으로 이미 현수를 '범인'으로 못 박아두고 표적 수사를 하는 오류를 범한다.

경찰과 검찰의 이런 불법적인 수사 방식을 신중한 변호사의 전 부인이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인 홍정아(김영아 분)가 신랄하게 지적한다.

법정에서 증언하는 홍정아. 사진 쿠팡플레이

"저는 부검의의 소견서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봤습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음에도 너무 유죄추정에 집중했죠. 저는 같은 증거도 관점에 따라 다른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배심원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모두 청취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세상 모두가 자신이 범인이라고 주장하는데 과연 어느 누가 자신의 무죄를 계속해서 주장할 수 있을까?

현수는 낯선 교도소에서의 공포감과 살인에 대한 무죄를 증명할 수 없는 답답함과 막막함에 지치고 힘들어 점점 포기하고 싶어진다.

무기징역이 될 수 있고 사형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대형로펌의 변호사 박미경(서재희 분)이 '항소 없이 징역 10년으로 검사와 합의하고 모범수가 되면 7~8년이면 출소할 수 있다'고 하는 말에 현수는 마음이 흔들리기도 한다.

'그냥 10년만 참으면… 이 지난한 고통이 끝나지 않을까?'

그러나 신중한 변호사는 현수에게 자신이 평생 겪고 있는 아토피를 예로 들며 말한다.

"아토피 이놈도 이렇게 평생 따라다니며 괴롭히는데 전과자 낙인? 그건 절대 안 지워진다. 평생!"

그리고는 진짜 현수 자신이 홍국화(황세온 분)를 죽였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라고 말한다.

자기 자신에게만큼은 솔직해지라는 뜻이다.

신중한 변호사 역의 차승원. 사진 쿠팡플레이


이 드라마는 한쪽으로 치우친 수사가 무고한 희생자를 낳을 수 있음을 경고하고 공권력 남용으로 한 개인이 얼마나 무기력한 약자가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약자인 개인이 얼마나 고통의 밑바닥까지 떨어질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드라마다.

혹자는 현수가 너무 '찌질'하게 나와서 짜증난다고 하는데, 모두가 다 나를 범인으로 몰고 가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무죄를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을까?

김수현ㆍ차승원 주연의 <어느 날>은 쿠팡플레이에서만 볼 수 있다.

◆ OTT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8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7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
·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7
5. 촬영 (카메라 구도, 움직임 등): 7
→ 평균: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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