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서로 죽여라!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한 영화 4선

넷플릭스ㆍ왓챠ㆍ티빙ㆍ웨이브ㆍ쿠팡플레이: <배틀로얄>
넷플릭스: <써클>
왓챠ㆍ웨이브ㆍ쿠팡플레이: <아이덴티티>
티빙: <신이 말하는 대로>

김현하 승인 2021.09.18 07:00 의견 0
왼쪽부터 <써클>, <아이덴티티>, <신이 말하는 대로>, <배틀로얄> 포스터. 사진 다음 영화

[OTT뉴스=김현하 OTT 1기 리뷰어] 현대사회는 무한경쟁사회이다.

사회와 각종 미디어 매체들은 경쟁에 뒤쳐지면 도태될 것만 같은 공포심을 유발하면서 경쟁에 이겨 최후의 1인이 되는 걸 종용하는듯 하다.

앞으로 소개할 영화들은 그러한 개인의 불안감이 극단적으로 증폭시킨 것 같은 영화들이다.

언제 사람들의 화살이 나에게로 쏟아질지 모르는 불안감.

최후의 1인이 돼가면서 느껴지는 고독감.

다른 이들과 함께 이 공간을 빠져나가는 방법은 없을까?

해당 리뷰는 작품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 배틀로얄 (2000)

이러한 서로 경쟁하는 데스게임 작품들을 일컫는 장르의 이름이 될 정도로 시초가 되는 작품이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일본은 실업자 1천만명, 등교 거부 학생 80만명, 교내 폭력으로 순직한 교사 1200명이라는 암울한 곳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중학교 3학년 중 한 학급을 무작위로 골라 한 학급 내에서 최후의 1인이 나올 때까지 서로 죽이게 하는 '신세기 교육 개혁법 배틀로얄' 이라는 법률을 실행한다.

설정부터 대놓고 밀레니엄을 맞이하는 우울함과 학생 간의 경쟁을 조장하는 당시 교육체계에 대한 비판이 들어가 있는 작품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 영화의 연출과 분장 등에서 투박함이 느껴지지만 이 작품은 여전히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다.

우선 우리는 이미 현대의 다른 창작물들을 통하여 <배틀 로얄>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진 작품이었는지 체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틀 로얄> 내 BR법의 게임 규칙은 '블랙 서바이벌', '배틀 그라운드'등 유명 게임의 룰로 거의 그대로 전승되어 내려왔다.

그리고 작품의 메인인 주인공 커플 이외에도 마치 만화나 게임처럼 각 조연들이 BR 게임 내에서 살아남기 위해 채택한 방식이 제각각으로 개성적이어서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긴다.

마지막으로 잔인하다고 소문난 '배틀로얄' 장르의 시초격인 작품이 의외로 인간적이고 다정한 엔딩을 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를 느낄 수 있었다.

원에서 벗어날 수 없고 꼼짝없이 투표를 해야하는 사람들. 사진 네이버 영화

◆ 써클 (2015)

갑자기 둥그런 밀폐실에 갇히게 된 다양한 인종, 직업, 나이, 성별의 사람들.

원을 이탈하거나 투표를 하지 않으면 죽게 된다.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서는 철저히 다수가 되어 소수를 계속 죽여나가야하는 아이러니.

이에 따라 스스로를 변호할 수 없는 희생자들이 계속 죽어나간다.

처음에는 늙어서 살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노년층이, 불법 체류자일 것이 분명하다는 외국인이, 더러운 동성애자가.

계속 다른 사람을 희생시킬 힘마저 없는 소년과 소녀의 희생 이후에 두 명의 목숨을 가진 임산부마저 희생시키고 살아난 것은 가장 평범하고 건강한 젊은 청년이다.

공간적으로 매우 축소되고, 시간적으로 급격히 단축된 사회의 축소판, '서클'.

갑자기 미지의 공간에 들어와 신이 될 자격을 두고 목숨을 거는 게임에 참여하게 된 아이들. 출처 다음 영화

◆ 신이 말하는 대로 (2014)

"신이시여, 지루했던 내 인생을 제발 돌려주세요."

일상을 지루해했던 고등학생, 타카하타 슌(후쿠시 소타 분)의 뼈저린 후회.

갑자기 반에 무시무시한 달마인형이 들어와서 목숨을 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비롯해서 귀여운 '마네키네코', '카고메카고메' 게임과 같은 일상의 전통 게임들은 전부 목숨을 담보로 하는 공포 게임으로 탈바꿈한다.

이는 모두 새로운 신을 뽑기 위한 전세계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죽음의 게임.

게임이 일어난 장소는 다른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는 공간으로 바뀌고 바깥의 사람들은 이미 게임에서 살아난 아이들을 '새로운 신'으로서 숭배하고 있다.

서로를 의심하며 살인범을 찾는 모텔에 모인 사람들. 출처 다음 영화

◆ 아이덴티티 (2003)

흔한 시나리오다.

비가 오고 인적이 없는 으슥한 모텔에 탈 것도, 바깥과 통신할 수도 없는 사람들, 11명이 모여 고립된다.

그리고 서서히 한명씩 죽어나가기 시작하는 사람들.

모텔의 밖에서는 한 끔찍한 흉악범이자 사형수, 말콤 리버스(프루잇 테일러 빈스 분)의 처분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형사 에드는(존 쿠삭 분)은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투입된 형사이다.

하지만 모텔에 모인 11명 중 말콤 리버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텔에 모인 사람들의 공통점을 듣는 순간, 형사는 깨닫는다.

자신이 해야할 일은 말콤을 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말콤을 살리기 위한 일이라는 것이다.

앞서 얘기한 작품들이 전부 무한 경쟁사회에 대한 비판이 들어가는 영화들인 것에 반면에, 해당 영화에서 다루는 것은 한 개인과 그 정신이라는 극히 좁으면서도 넓은 영역이다.

하지만 그 치열함과 경쟁이 주는 쓰릴은 결코 인간 대 인간의 대립과 경쟁에 비해 뒤쳐지지 않을 것이다.

<배틀로얄> ▶ 바로가기(티빙)

<써클> ▶ 바로가기(넷플릭스)

<신이 말하는대로> ▶ 바로가기(티빙)

<아이덴티티> ▶ 바로가기(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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