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김현하 OTT 1기 리뷰어]
본 리뷰는 작품의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코로나19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문화생활을 자제하고 영화관 대신 시원한 방을 택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디즈니와 HBO같은 외국의 거대 기업들도 극장 개봉과 OTT 서비스를 병행하는 수익 모델을 채택하였다.
그런데 OTT 서비스에 뛰어든 또다른 산업이 있으니, 바로 '뮤지컬'이다.
본래 정식 뮤지컬 실황은 라이센스 비용 등 각종 문제로 인해 한국에서 극히 드문 일이며, 코로나라는 특수 사례로 인해 2020년에 들어서면서 그 수가 급증하였다 하더라도, 뮤지컬이라는 휘발성 높은 장르의 특성을 살려 시간을 맞춰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끝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오늘 얘기할 <몬테크리스토>를 비롯한 몇몇 뮤지컬 실황들은 한국 배우들이 공연한 것이 공연장 개막 후 극장 영화 상영을 거쳐 OTT 서비스에 들어오게 됐다.
과연 이러한 뮤지컬 실황들은 현장의 감동을 살릴 수 있을까?
▶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뮤지컬'이라는 말을 꺼내면 어떤 작품을 가장 먼저 떠올릴까?
<오페라의 유령>, <시카고>와 같은 전세계적으로 쟁쟁한 뮤지컬들이 많아 원탑이라고 단언할 수 없으나, <지킬 앤 하이드> 정도면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뮤지컬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몬테크리스토>는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또다른 작품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극본가가 다른 탓일까? (<지킬 앤 하이드>도 극본적으로 그렇게 고평가받는 작품은 아니다.)
<몬테크리스토>의 극본은 그렇게 치밀하지 못하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2002년 영화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기반으로 하여 원작과 많은 부분이 다르다.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를 샤토 디프 감옥에 넣은 장본인인 당글라르, 빌포르, 그리고 몬데고에게 복수하는 방법이 상당히 간략해졌고, 원작에서 멀쩡히 메르세데스와 몬데고의 아들인 알베르의 친부도 에드몽으로 바뀐다.
원작에서 당글라르를 말려 죽이던 도적, '루이지'도 에드몽을 몬테크리스토 섬으로 데려다주는 선장으로 바뀌고, 에드몽의 많은 심복들은 모두 삭제되었고 '자코포'만 남게 된다.
당연히 에드몽의 새로운 사랑인 공주 '에데'도 등장하지 않는다.
뮤지컬은 이러한 영화에서 한 번 더 각색 과정을 거치면서 더더욱 원작과 멀어진다.
'루이지'는 성별이 전환되어 여선장 '루이자 뱀파'(김영주 분)로서 나타나고, '복수극'으로서 유명한 원작이 무색하게 에드몬드 단테스(카이 분)을 감옥에 넣은 3인방은 노래 한 곡만에 정리된다.
대신 에드몬드의 첫사랑, 메르세데스(린아 분)의 비중이 증가하여, 작품의 메시지인 사랑과 용서를 강조한다.
비록 스토리는 치밀하지 못하나, 뮤지컬로서 <몬테크리스토>의 장점 역시 존재한다.
우선 화려한 의상들과 무대는 제작사가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몬테크리스토>의 넘버는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작곡가, 와일드혼의 작품답게 적당히 키치하면서도 중독적이다.
특히 가장 유명한 넘버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은 이를 부르는 배우의 성량만으로 만족감을 준다.
▶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는 그래서?
그래서 이의 실황 영상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는 현장의 감동을 재현한다는 것인가, 아니라는 것인가?
현장과 영화관, 그리고 OTT 서비스에서 모두 본 입장으로서 결론만 얘기하자면, '현장의 느낌은 절대 재현할 수 없으나 현장이 아닌 장점이 더 많으니 보자!'다.
영화관에서의 음향과 느낌을 집에서 재현할 수 없는 것처럼, 뮤지컬의 현장감은 더더욱 실황으로 재현될 수 없다.
하지만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는 실황 영상이기 때문에 얻는 이득이 그 실보다 더 많았다.
첫 번째는 카메라의 움직임이다.
해당 작품은 시작할 때, 일반 관객들이 절대 갈 수 없는 동선으로 무대를 훑으면서 오케스트라 피트, 무대 장막, 대기실 등을 넘어간다.
이는 현장에서 절대 구경할 수 없는 광경이며, 극장의 현장감이 아닌 다른 종류의 현장감을 선사한다.
또한 첫번째 장면에서 당글라르(이상준 분), 빌포트(최성원 분), 몬데고(김준현 분)가 서로 작당을 하는 디테일 등, 첫 관람만에 파악할 수 없는 디테일들 역시 클로즈업하여 보여준다.
클로즈업에 가장 큰 수혜를 본 장면은 파리아 신부(이종문 분)과의 샤토 디프 씬이다.
본래는 무대 안에 감옥 세트를 둬 1차원적이고 평면적으로 보이는 감옥 무대가 바깥 무대와 분리되어 부감을 얻게 됐다.
두 번째는 스크린 장막의 부재이다.
뮤지컬 본 공연에서는 공간의 이동, 사전 지식 등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종종 스크린을 내려 이에 영상을 쏜다.
이는 현장에서 보면 상당히 몰입을 방해한다.
하지만 실황영상에서는 스크린에 올라가던 영상들이 그저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기 전에 짧게 삽입되어 훨씬 자연스럽고 위화감이 없다.
한마디로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는 본 뮤지컬의 기술적 한계와 문제점들을 8할 이상 가려준다.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으나, 공연장의 제약과 한계가 아쉽다면 한 번쯤 보는 것이 어떨까?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 ▶ 바로가기(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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