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과연 어떤 영화가 유행할까?

왓챠ㆍ티빙: <감기>

이민주 승인 2021.08.28 07:00 의견 0
영화 <감기>의 등장인물들. 사진 다음 영화

[OTT뉴스=이민주 OTT 1기 리뷰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은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9년 12월에 시작된 코로나19는 치사율이 높지는 않지만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는 특성 때문에 경제 활동과 각종 산업 분야를 위축시키고 있는데, 영화 산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수익 창출에 있어서 영화관에서의 개봉과 상영에 크게 의존하는 영화 산업은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인구 밀집 지역 방문을 피함에 따라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다시 말해 코로나 종식 후 도래할 세상에 대해 다양한 예측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영화 산업에 있어서는 어떠한 예측이 가능할까?

이 글에서는 영화 <감기>의 사례와 코리안 리얼리즘이라는 한국 영화의 뿌리 깊은 특성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두될 영화 장르가 무엇일지 예측해보고자 한다.

물론 기존 사례를 통해 귀납적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언제나 옳은 방법이 될 수는 없으며 오류의 여지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글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영화 산업에 대해 장르적인 예측을 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리고, 그 신호탄을 쏘는 것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

영화 <감기> 속 마스크를 쓴 시민들의 모습. 사진 다음영화

◆ 영화 <감기>의 재조명

영화 <감기>는 2013년 개봉했으며, 감염속도 및 감염력과 치사율이 매우 높은 바이러스를 소재로 하고 있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현실감이 지나치게 떨어지고, 가족애를 바탕으로 신파를 이끌어내는 한국 영화의 클리셰적인 연출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2012년 발생한 메르스가 2015년에 들어 국내로 유입됨에 따라 영화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졌다.

당시 영화는 개봉한 지 2년이 지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 순위 1위에 올랐으며, VOD 판매량도 급증했다.

또한 영화 속 바이러스가 비말 전파되는 과정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는 점이 밝혀지며 현실성에 대한 재고가 이루어졌다.

메르스 당시만큼은 아니지만 위와 같은 현상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이 영화는 개봉 후 8년이 지난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주목을 받았으며 검색량이 크게 늘고 관련된 콘텐츠가 많이 제작되었다.

이는 대중들이 영화 속 배경에 당대의 사회 현실을 투영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 <감기> 속 격리시설의 모습. 사진 다음 영화

◆ 사회상을 반영하는 거울, 한국 영화 - 코리안 리얼리즘

이러한 경향은 한국 영화의 특징 중 하나인 코리안 리얼리즘과 맞닿아 있다.

코리안 리얼리즘이란 국내에서 영화가 시작되었던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역사적 사건, 시대적 불화, 사회적 갈등 등 당대 한국의 이슈와 관심 사항을 영화의 스토리텔링에 담아내는 것을 일컫는다.

코리안 리얼리즘은 정권 교체로 인해 정치적 혼란을 겪었던 근현대를 거쳐 비판의 기능을 수행해 왔으며, 최근에는 봉준호, 박찬욱 등 다양한 감독들이 장르 영화와 결합을 시키면서 상업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지니는 한국 영화만의 독특한 특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리안 리얼리즘의 영향으로 국내에서 제작된 재난 영화들은 사회적 상황과 대중의 인식을 담아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할리우드의 재난 영화는 사회적 계기가 없이 오락적인 목적을 위해 제작되는 경우가 빈번한 반면, 국내 재난 영화는 제작하게 된 뚜렷한 사회적 계기가 존재하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영화 <감기>에서도 정부의 무능한 대처와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기적 행태가 잘 반영되어 있다.

재난상황이 주는 공포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사진 다음 영화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영화 트렌드 예측 – 재난 영화

영화 <감기>를 비롯해 <해운대>, <판도라> 등 2000년대 들어 국내에서는 이미 다양한 재난 영화들이 제작되어 왔으며, 그 영화들은 모두 당시 사회의 커다란 이슈를 다루고 있었다.

이러한 전례들을 고려했을 때, 코로나19 이후에는 팬데믹을 다룬 재난 영화들이 제작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어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할지라도 또 다른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다시 등장할 수도 있다는 공포감은 이미 대중들의 인식 속에 각인됐기 때문이다.

또한 고증이 잘된 재난 영화는 실제 재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대처하는 방식에 대한 지식을 전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발견되어, 앞으로 더욱 사실적인 재난 영화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아직 재난 영화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확실한 트렌드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잠재적인 발전 요소를 가지고 있을 뿐 아직 뚜렷한 트렌드의 흐름으로 간주할만한 징후들은 없으며, 코로나19를 다룬 재난 영화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도 전례들을 바탕으로 귀납적으로 내린 결론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영화 산업에 있어서 장르적인 예측을 해보는 것은 영화 산업이 가진 앞으로의 잠재력을 고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영화 산업은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부흥할 것이다.

대중들의 문화적 욕구는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국내의 수많은 감독들이 써 내려온 영화사는 끊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간 억눌려온 문화에 대한 욕구가 더 큰 성장과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루속히 코로나19가 종식돼 국내외의 영화 산업이 활성화되고, 코로나19를 다룬 영화들을 통해 이 시대의 아픔을 또 다른 추억으로 넘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바이러스로 인한 재난 상황을 잘 반영한 영화 <감기>는 왓챠에서 볼 수 있다.

<감기> ▶바로가기(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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