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윤형섭 OTT 1기 리뷰어] 평소 잠자는 시간을 아껴서라도 무언가 열정적으로 이뤄내고 싶은 당신.
만약 신이 당신에게서 잠자는 능력을 빼앗아간다면 그것은 축복일까?
넷플릭스 영화 <어웨이크>는 잠을 잃은 인류의 이야기다.
<칠드런 오브 맨>에서 생식능력, <눈먼 자들의 도시> 앞을 보는 능력 등 인간의 생존 필수능력들을 제거한 설정은 영화 세계관으로 심심치 않게 쓰인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것이 일순간에 없어진다는 것은 매우 두렵고 공포스러운 일이지만, 그것이 영화 속에서만 존재한다면 매우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그 때문에 인간의 두려움을 자극하는 이러한 설정들은 영화, 드라마에서 상상력의 출발점으로 기능해왔다.
<어웨이크>는 인간들의 수면 능력을 제거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인간들은 어떤 이유로 잠을 잘 수 없게 되고 그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사고능력 감퇴, 환각 등 뇌의 정상적인 기능이 손상돼 결국 죽음에 이르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에서 묘사하는 지점은 수면 부족으로 인해 인간이 저절로 죽어가기보다 미쳐가는 인간들이 사리 분별을 못하고 서로서로 공격함으로써 죽어간다.
이러한 장르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결코 인류에게 닥친 재앙 그 자체로 인류가 멸망하는 게 아니라 결국 인간들 서로서로 해함으로써 멸망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어웨이크> 또한 이 공식을 빗나가지 않았다.
또 이러한 장르 영화의 법칙은 아주 소수의 예외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어웨이크>에서는 유일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인간이 그렇다.
그리고 그 유니크한 존재는 주인공 곁에 있다는 것은 다소 클리셰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질(지나 로드리게스 분)의 딸 마틸다(아리아나 그린블랫 분)가 바로 잠을 잘 수 있는 능력자다.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는 잠을 잘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되어야 한다.
그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유일하게 잠을 잘 수 있는 마틸다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영화 스토리의 전개는 뻔하다.
마틸다를 잡아 연구하겠다는 세력이 주인공 일당을 위협해오고 그로부터 도망치고 탈출하고 종래에는 마틸다를 구해내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예측한 대로 그렇게 흘러갔다.
그런 면에서 <어웨이크>는 수면 부족이라는 설정만 참신했다.
틀에 박힌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타고 갔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러닝타임이 길지 않아 킬링타임용으로 보기에 적합하다.
햇빛에 닿으면 죽는 설정을 가진 넷플릭스 <어둠 속으로>가 총 8부작으로 스토리라인 또한 촘촘하게 가져간 것을 생각하면 <어웨이크> 또한 단편이 아닌 시즌제 드라마로 좀 더 방대한 세계관과 촘촘한 서사로 나왔으면 어땠을까 싶다.
잠이 오지 않는 밤, 수면의 감사함을 느낄 필요가 있는 올빼미족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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