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채지은 OTT 평론가] 고대 그리스인이 만들어냈지만,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 이야기인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사실 신들은 인간을 질투한다는 말을 읽은 기억이 있다.
존재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신이라는 존재가 한낱 인간을 정말 질투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신은 다양한 콘텐츠에서 이용되고 있어 인간에게 흥미로운 존재임은 틀림없다.
주로 인간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이 존재하기 때문인지, 신은 주로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모든 것을 가능하게도 혹은 불가능하게도 하는 그런 능력자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종영한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에서 '신'이라는 존재는 너무나 연약하고 아픈 그저 인간들을 관리하는 역할로만 비쳤다.
전지전능하고 절대 죽지 않는 불사의 몸으로 알려진 신이라는 존재가 이렇게 쓸쓸한 존재로 등장한 것은 이 드라마가 처음은 아니다.
2016년에서 2017년으로 넘어가는 겨울, 최고 시청률 20.5%(닐슨코리아)로 종영하며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도깨비>에서도 우리나라의 전설로 내려오는 '도깨비'라는 신을 '쓸쓸하고 찬란하神'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드라마에서 도깨비는 문을 열면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거나, 손가락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조절하는 등 여러 능력과 재치까지 갖춘 흥미로운 존재로 등장한다.
하지만, 그는 벌을 받는 중이었기 때문에 도깨비가 된 것이었고, 신부를 만나면 소멸하는 가혹한 운명을 타고났으며, 결과적으로 쓸쓸하게 자신의 신부가 환생하기를 기다리는 존재로 살아간다.
그렇게 쓸쓸하지만 찬란하게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도깨비의 모습은 이 드라마가 지금까지도 명작이라고 일컬어지며 많은 사람에게 여운을 남긴 이유일 것이다.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에서의 신의 모습은 <도깨비>에서의 모습보다 더욱더 초라했다.
드라마 속에서 '신'은 자신의 정원을 관리하는 관리자로 그 정원에 피어 있는 꽃들이 바로 인간이었다.
한 여자아이의 몸(정지소 분)으로 존재하는 신은 몸이 약해 병원에서 생활했으며 죽고 다시 태어나기를 반복하는 매우 연약한 존재였다.
또한, 신은 인간들이 필요로 하므로 존재한다고 말하며, 인간을 사랑한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고통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정성스럽게 가꾼 정원 속에서 날아다니는 나비가 바로 멸망(서인국 분)이다.
'멸망'이라는 존재를 주인공으로 설정했다는 자체도 조금 새로웠지만, 기존에 신이 가지고 있던 지위를 깨뜨렸다는 것도 이 드라마의 매력 중 하나다.
가장 큰 이야기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탁동경(박보영 분)이 멸망을 만나게 되고 멸망과 사랑에 빠진다는 로맨스 이야기지만, 그 속에서 이 드라마는 '끝'이 존재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들과 그러므로 매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따라서, 시한부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에 새겨놓을 만한 여러 명대사가 등장하며, 결국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랑'임을 깨닫고 일상을 되짚어보게 해주는 좋은 드라마다.
판타지 로맨스라는 장르를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속 세계관과 인물의 과거에 대한 개연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긴 했지만,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를 이 리뷰를 읽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한다.
<도깨비>는 넷플릭스와 티빙에서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는 티빙에서 시청할 수 있다.
tvN, <도깨비> ▶ 바로가기(티빙)
tvN,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 바로가기(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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