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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포스>의 주인공 네어드 (스티브 카렐 역). 사진 넷플릭스 공식 YouTube 채널 캡처


[OTT 뉴스 = 장혜연 OTT 평론가] '우주 전쟁'이라는 개념이 더는 <스타워즈>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같은 영화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닌가 보다.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미국 우주군을 창설했으니 말이다.

물론 라이트세이버(영화 <스타워즈>에서 사용되는 무기인 광검)가 무기가 되는 것은 아닐 테고, 아이언맨 슈트를 입은 군인들이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영토 전쟁을 하게 되려나?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스페이스 포스>가 아주 가까운 미래의 군대 모습을 보여준다.

<스페이스 포스>는 갓 '별 4개'를 단 4성 장군 네어드 대장(스티브 카렐 역)이 새롭게 창설된 미국의 우주군을 지휘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벤트를 주된 내용으로 한다.

공군의 2인자였던 네어드가 공군이나 육군, 심지어 구세군에게도 무시당하는 우주군을 맡아, 대통령의 말도 안되는 '우주 침팬지' 마케팅 작전을 비밀리에 수행하기도 하고 스파이를 찾기도 하면서, '국가에 충성을 다하는' 이야기다.

군인이 주인공이고 비밀 기지가 있는 군대가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박진감 있는 전투 장면이나 잔인한 살상 장면은 없다.

대신, 인기 있는 미국 코미디 드라마 <오피스>의 스티브 카렐과 <프렌즈>의 리사 쿠드로를 포함한 배우들이 웃음을 빵빵 터뜨린다.

하지만 이 웃음이 다가 아니라는 게 이 드라마의 큰 매력이다.

현재 실제로 미국의 정식 군대로 편제된 미국 우주군(USSF)를 모델로 하면서, 매우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전 세계를 '지배'한다고 생각하는 미국의 모습, 중국을 향해 비치는 미묘한 비웃음과 위기감, 백인 사이에서 공유되는 고질적인 인종주의, 트위터로 정치하는 정치인,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치는 멍청한 정권과 관료들에 대한 비판을 끊임없이 내뱉는다.

억지로 과도하게 '선을 넘는다'는 느낌도 아니라서, 충분히 즐기고 비웃으면서 시청하기에 충분한 정치 풍자극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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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포스> 공식 트레일러. 사진 넷플릭스 공식 YouTube 채널 캡처


한편으로, 미국의 정권 및 군 상황, 국제 관계를 바탕으로 하기에 미국 문화권에 있는 시청자가 아니라면 완전히 맥락을 이해하고 마음 놓고 웃기는 어렵다.

물론 한국 내에서도 우주로의 군 진출과 우주 작전능력 확보에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흥미롭고 참신한 주제임은 분명하지만, 이 지점은 분명한 한계점이다.

실제로 이 드라마에 대한 로튼토마토를 포함한 평론가의 평가와 실제 시청자들의 평가가 갈렸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사람에게 <스페이스 포스>를 무작정 '좋은 드라마니까 한 번 보시죠!'하고 소개할 수는 없다.

궁금하다면 한 시간 정도 투자해서 에피소드 두 개까지 보고 정주행을 할지 말지 생각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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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포스> 타이틀. 사진 넷플릭스 공식 YouTube 채널 캡처


일단 새로운 전쟁의 모습을 살짝 엿보고 싶은 당신에게 가장 먼저 추천한다.

트럼프와 미국을 비웃는 <이어즈앤이어즈>를 아주 즐겁게 본 사람에게, 스스로 '밀덕'이라고 지칭하는 사람에게, 넷플릭스의 코미디 드라마 컬렉션이 마음에 들었던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보면서 두려워지기도 한다. 정말로 미국 콜로라도 산 속에 숨겨진 군 기지가 있지 않을까? 우주 전쟁이 일어나도 우리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일반 국민이 아니라 군 고위 관계자에게 추천해야 할 드라마일지도 모르겠다.

주연 배우인 스티브 카렐은 주간조선과의 인터뷰(박흥진, 2021.02.01)에서 우주복 입고 우주선을 타고 여행할 용의가 있냐는 질문에 그런 여행에 별로 관심 없다고 답한다.

사람들이 우주 여행을 하고파 하는 이유는 이해하겠지만 집에 있기를 좋아한다는 것.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우주 여행보다 침대 위에서 하는 OTT로의 여행을 더 좋아할 거라고 생각된다.

넷플릭스에서 오늘도 새로운 여행지를 탐색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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