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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꽃들의 전쟁> 진행자들. 사진 Netflix 공식 사이트


[OTT뉴스=장혜연 OTT 1기 리뷰어] 가드닝처럼 오랫동안 인기 있고, 건강하고, 정성과 시간을 쏟아야 하는 취미가 또 있을까?

주말농장에 상추 키우기부터 자취방 선반 위에서 다육이 키우기까지, 가드닝의 스펙트럼은 넓다.

'식물 집사'라는 캐릭터를 가진 연예인이 집에서 키우는 식물들을 보여주기도 하고, <오늘도 삽질> 같은 콘텐츠도 나오는 걸 보면, 가드닝이 새로운 핫 아이템이 된 듯하다.

넷플릭스도 지지 않고 콘텐츠를 내놨다.

오리지널 시리즈인 <도전! 꽃들의 전쟁>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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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꽃들의 전쟁>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 유튜브 공식 트레일러 캡처


◆ 마음이 편한 오디션

패션 디자이너들의 경쟁, 제빵사들의 오디션에 이어서 정원사와 플로리스트들의 오디션까지 보다 보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식의 오디션 형식이 마음에 든다.

두드러지는 악마의 편집이 없어 마음을 힘들게 하지도 않고, 심사위원들이 제작 과정을 지켜보며 조언을 해주고, 타이머가 돌아가는 장면이 들어가고, 작업이 완료되기 전에 일러스트로 예상되는 완성품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넥스트인패션>처럼 참가자들끼리의 유대감이 쌓여가는 과정을 보는 것이다.

<슈퍼스타 K>나 <쇼미더머니> 같은 무한경쟁 K-오디션 프로그램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도전! 꽃들의 전쟁>도 비슷하게 서로 기술을 공유하기도 하고, 재료를 공유하기도 한다.

물론 약간의 질투와 시기가 얹어져야 경쟁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가 더해지긴 하지만, 경쟁자를 통해서 그들과 함께 성장하는 게 또 인간사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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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꽃들의 전쟁>의 원제 <The Big Flower Fight>. 사진 유튜브 공식 트레일러 캡처


◆ 메시지가 있는 오디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식의 오디션의 또 하나의 특징은 아주 흥미로운 도전 주제들인데, <도전! 꽃들의 전쟁>도 마찬가지다.

생화를 심어 곤충 조각 만들기, 꽃으로 옷 입히기, 드라이플라워로 모빌 만들기, 해변에서 주운 플라스틱으로 해양 생물 만들기 등 상상도 못 한 주제다.

결혼식을 위한 부케 만들기, 졸업식에 들고 갈만한 꽃다발 만들기 같이 일상적인 주제였다면 눈길을 끌기 힘들었겠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주제, 어떤 대회에서도 요구하지 않는 창의적인 주제들을 참가자에게 던지는데, '도대체 이런 생각을 어떻게 해?' 하면서 지켜보게 되는 게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묘미라 생각된다.

특히 해변 식물과 플라스틱 쓰레기를 활용한 해양 생물 모양의 조형물을 만드는 에피소드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넷플릭스가 다양한 측면에서 지속가능성과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을 콘텐츠의 내용에서도 직접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된다.

계속해서 커지는 OTT 플랫폼의 글로벌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긍정적인 현상이다.

이후에 제작되는 오리지널 콘텐츠에서도 기대해볼 만한 특징이다.

'녹색 엄지(Green Thumb)'을 가진 당신에게 가장 먼저 추천한다. (Green Thumb: 식물을 키우는 데에 재주가 있다는 의미로 쓰이는 영어 표현)

매일 다른 꽃다발을 사서 예쁜 꽃병에 꽂아 두고 싶지만 비싼 꽃 가격에 놀란 사람에게, 오디션의 1위 상금을 타서 나만의 가게를 차리고 싶은 사람에게, 아무리 잘 자라는 고무나무라도 항상 말라죽이는 사람에게도 물론 추천한다.

덧붙이는 말) JTBC의 드라마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과 이름이 같다.

유튜브에 쳐도 나오는 건 사극뿐, 예고편 하나 보기도 힘들다.

이참에 넷플릭스를 결제하라는 경영진들의 시그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