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교과서에는 없었던, 숨겨진 독립운동가를 찾아서

티빙: <동주>, <미스터 션샤인>

이현우 승인 2021.06.21 09:42 의견 0
X
영화 <동주>와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의 공식 포스터. 사진 각각 네이버 영화, tvn


[OTT뉴스=이현우 OTT 1기 리뷰어]

◆ 니는 계속 시를 쓰라,총은 내가 들거이까, <동주>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윤동주, 그와 평생을 함께하며 시대의 아픔을 공유하고 투쟁해나간 송몽규라는 이름의 독립운동가가 있었다.

문학을 통해 일제의 탄압 아래 민족의 슬픔과 독립에 대한 소망을 노래하던 윤동주와는 대조적으로, 직접적인 무장투쟁을 통해 일제의 탄압에 적극적으로 맞서고자 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윤동주와 어릴적부터 함께 지내며 생애 대부분을 함께 했다는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송몽규는 민족을 대표하는 시인이 된 윤동주와 달리 최근에서야 우리에게 그 존재가 알려졌다.

<동주>는 그런 송몽규라는 독립운동가의 존재를 대중에게 뚜렷하게 각인시키는 영화다.

X
마주보는 윤동주(강하늘)와 송몽규(박정민). 사진 네이버 영화


<동주>는 송몽규(박정민 역)라는 대조적인 인물을 통해, 일제의 탄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윤동주(강하늘 역)의 내적 고뇌를 담담하게 담아낸다.

작품 속 송몽규는 특유의 리더십과 무장투쟁에 기인한 독립운동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문학에 투신하는 윤동주에게 묘한 열등감과 자격지심을 갖게 만드는 인물이다.

소극적이고 수줍은 윤동주와 달리, 한 발 앞서 행동하는 송몽규의 존재는 윤동주 시의 전반을 감싸는 감정 '부끄러움'의 근원이 되곤 한다.

탄압의 시대에 문학이 도대체 웬 말인가.

몽규의 '총'에 비해, 동주의 '시'는 한없이 초라해 보이기만 하다.

하지만 시와 총으로 대변되는, 대조적인 가치관을 가진 두 인물의 안타까운 죽음은 그것이 시였던 총이였건, 결국 핍박받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젊은 날을 다하고 싶었던 마음은 다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저마다의 위치에서, 저마다의 능력과 이상으로 독립운동이라는 단일한 꿈을 위해 힘썼던 이들에게, '방법'은 중요하지 않았다.

보다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을 행하지 않은 윤동주를 탓하던 송몽규가, '총'을 통해 '시'를 지키고자 했던 것은 저마다의 독립운동이 갖는 가치와 쓰임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라.

윤동주의 시에는 송몽규가 담겨있다.

그처럼 강인하지 못했고, 행동하지 못했음을 반성하고 부끄러워했던 윤동주의 마음이 고스란히 시에 녹아있다.

윤동주와 송몽규를 함께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 남녀가 유별한들 나라없이 소용있나, <미스터 션샤인>

독립운동사에서는 그간 여성의 존재가 크게 다뤄지지 못했다.

유관순 열사를 제외한다면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여성 독립운동가가 거의 없다고 무방할 만큼,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미미하다.

이는 여성의 사회활동이 제한적이었던 시대적 이유도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몸 바쳐 싸웠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했던 노력이 부재한 탓이 크다.

조선 의병의 이야기를 담아낸 <미스터 션샤인>은 작 중 인물 '고애신' (김태리 역)을 통해 조선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의사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큰 작품이다.

X
총포를 익히는 고애신(김태리 분). 사진 tvn


인물의 모티브로만 삼았기에 작중 '고애신'의 삶에 윤희순 의사의 생애가 그대로 녹아있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작품을 통해 꼭꼭 숨겨져 있던 윤희순 의사의 존재가 대중에게 비로소 각인될 수 있었다.

여성에게 제한된 역할과 지위만이 부여됐던 당시 시대상에 비춰본다면, 여성의 몸으로 의병장을 역임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놀랍고 또 경이롭다.

작중 내내 자신을 둘러싼 시대의 풍파와 한계에 위축되지 않고, 남성들 못지않은 강인함과 의연함을 보여줬던 '고애신'의 모습에서 윤희순 의사의 치열했을 삶이 비친다.

"비록 여자라 해도 나라를 구하는 데는 남녀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

바깥으로는 일제의 총탄에 맞서면서, 안으로는 여성이라는 시대의 굴레를 벗어던져야 했던 윤희순 의사의 독립운동은 그래서 더욱 애처롭고 무겁지 않았을까.

모질고 차가운 시대를 의연하게 헤쳐나가고자 했던, 상황과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조국 독립의 뜻을 묵묵히 이어나간 조선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의사를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돌아보는 건 어떨까.

교과서에는 없지만, 그 누구보다 나라를 사랑했던 송몽규 열사와 윤희숙 의사의 삶을 그린 <동주>와 <미스터션샤인>은 Tvin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