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이현우 OTT 1기 리뷰어] 한국 콘텐츠 시장을 들썩이고 있는 이들이 있다.
어느덧 100만 구독자를 훌쩍 넘기며, 뉴미디어 코미디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는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멤버 이용주, 김민수, 정재형 세 남자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한사랑산악회', '05학번이즈백', '비대면데이트' 등의 콘텐츠를 통해서 디테일과 개성이 살아있는 캐릭터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콘텐츠를 내는 족족 큰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는 이들의 시작은 그렇게 밝지 못했다.
공채 개그맨 출신인 이들은 공교롭게도 코미디의 위기와 함께 코미디를 시작했다.
코미디언의 꿈을 위해 간절히 바랐던 공개 코미디 무대는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아 사라졌고, 동시에 '코미디 무용론'이 이들을 짓눌렀다.
사라진 무대와 환영받지 못하는 꿈을 이어나가고자 했던 길이 바로 '스탠드업 코미디'다.
<스탠드업!>에서 한국에선 비교적 낯선 장르와 무대에서, 쉼없이 꿈을 담금질하던 이들의 여정을 확인할 수 있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일반적으로 '성, 정치, 인종, 마약' 등의 민감한 주제를 높은 수위로 다룬다는 인식이 높다.
외국에서 주류인 이 장르가 한국에선 쉽게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한국의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은 조금 다른 접근방식을 보여준다.
한국 사회에 살아가는 이들이 배타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늘어놓으면서, 우리끼리의 유머를 강조한다.
풍자를 통한 통쾌함보다는, 소통을 통한 친숙함과 익숙함을 노리며 몰입시키는 것이다.
<스탠드업!>의 매력은 사회 각계각층의 인물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담백한 무대구성에 있다.
관객들이 동그랗게 둘러싸고 기댈 곳이라곤 마이크 하나 뿐인 무대에 홀로선 사람들은, 화려한 퍼포먼스보다는 자신들이 겪고 느꼈던 이야기들을 조심스럽게 늘어놓는다.
지긋지긋한 남편 욕부터 수영강사로 일하는 '썰'같은 일상의 사사로움부터, 남녀 간 행동 차이와 프렌차이즈 직원들의 말투 같은 공감 소재들, 그리고 자신의 아픈 과거나 사회 문제 같은 진중한 이야기까지.
<스탠드업>은 다양성과 진정성이 웃음이라는 형식과 버무려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한국적으로 중화되기는 했지만, 일반적인 토크쇼에서 다루기 힘든 소재를 거침없이 들고 나오면서 '스탠드업 코미디'의 장르적 매력을 잃지 않고 있는 것 또한 <스탠드업!>의 장점이다.
자신의 마약 범죄에 대한 소회를 유쾌하게 풀어놓으며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전하고자 했던 가수 현진영의 이야기, "다들 저 보신 적 있으시죠?"라며 운을 뗀 에로영화 배우 민도윤의 등장은 '스탠드업 코미디' 이기에 가능한 지점들이다.
물론 이 또한 '스탠드업 코미디' 본연의 거친 매력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수위겠으나, 보수적인 한국 방송환경에 비춰본다면 놀라운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코미디의 얕은 숨을 이어나가며, 설 곳 없던 코미디언들에게 다시금 사람들을 웃길 수 있는 무대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스탠드업!>의 가치는 충분하다.
오늘날 '한사랑산악회'가 있기까지, <스탠드업!>은 방황하던 이들에게 웃음의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코미디에 대한 열정을 뽐내고, 간직할 수 있도록 해주었던 <스탠드업!>의 무대가 오늘날 목이 터져라 '열정! 열정! 열정'을 외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한사랑 산악회'를 만들었다.
산악회 멤버들의 '진짜 열정'이 풋풋하게 녹아있는 <스탠드업!>은 wavve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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