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9‧10화 방영 후 '시청자 이탈' 줄이어

문제의 본질에 대한 고민보다 드라마 전개 위한 '소재화' 전락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알겠으나 "방식에 문제 있어" 지적

편슬기 승인 2022.08.02 14:40 | 최종 수정 2022.08.02 14:48 의견 1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제2의 오징어 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지난주 9. 10화를 방영한 이후 일부 팬들이 '하차'를 선언하는 움직임이 조금씩 포착되고 있다.

ENA 채널과 OTT 플랫폼 넷플릭스, 시즌을 통해 서비스 중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변호사 우영우가 주변의 차별과 편견을 극복하고 주변의 어려운 이를 도와나가며 한 명의 훌륭한 변호사로 성장한다는 내용이다.

■ '우영우' 시청자 불만 폭주...하차 선언 줄줄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9화 중(사진=넷플릭스). ⓒOTT뉴스


극 중 동성애 커플의 결혼 문제, 지적 장애인을 향한 세간의 편견 어린 시선 등 한국 사회에서도 제대로 된 논의가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사회 현상, 문제 등을 다뤄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지난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9화와 10화가 방영된 후 갑작스럽게 드라마의 '하차(작품 시청을 도중에 그만두는 행위)' 선언을 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났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9화와 10화에서는 자칭 어린이 해방단 방구뽕(구교환 분)이라는 인물에 의한 초등학생 대거 납치 사건과 지적 장애인 여성 성폭행범을 변호하는 사건이 그려졌다.

드라마 시청을 그만두겠다고 밝힌 시청자들은 두 에피소드가 한국에서 비정상적으로 불타오르는 부모들의 교육열과 지적 장애인 여성이 사랑할 권리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룬 방식이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시청자 A씨는 "국내 사교육이 아이들을 버겁게 만들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9화에서는 전국의 유치원, 초등학교 등지에서 아이들에게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며 가르치는 모든 교육들을 헛수고로 만들고 있다"며 분노했다.

A씨는 "지금도 바깥에선 낯선 이에 의한 아동 대상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 모든 어린이가 행복해야 한다는 허울 좋은 주장을 내세우고 있으나 본질은 범죄자다. 하지만 작품에선 그를 아이들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인물로 비춘다. 아이들의 엄마도 학원 원장도 모두 사교육을 부추기는 악역으로만 나오는 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 '문제의 본질'에 대한 고민보다 '합리화'를 위한 발판으로 삼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청자 반응(사진=트위터캡쳐). ⓒOTT뉴스

B씨 역시 "지적 장애인이 제비 같은 X끼랑 사랑할 권리가 있고 어린이 유괴범이 어린이 해방군이라는 헛소리를 한다"며 하차를 밝혔다.

10화에서는 정신 연령이 13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지적 장애인 여성이 남자친구에 의해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다뤄진다. 이 사건에서는 과연 두 사람은 진실로 사랑을 했는지가 주요 쟁점이었다.

그러나 우영우가 이 사건을 맡은 이유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마음이 진심이길 바라고 싶어서"였으며 누리꾼들은 우영우가 자신과 이준호의 관계를 피해자와 가해자에 투영해서 바라본 것 아니냐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피해자는 남자친구와의 성행위가 분명 괴롭고 싫었으며, 자해를 가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음에도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그가 감옥에 가지 않기를 바랐다.

여기서 우영우의 "장애인이라도 나쁜 남자와 사랑에 빠질 자유가 있다"라는 대사가 문제가 됐다.

논란이 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0화 장면(사진=넷플릭스). ⓒOTT뉴스


장애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만연한 사회에서 '사랑'이라는 것이 과연 100% 장애인 당사자에 자의에 의한 선택인지, 그 선택을 옳다고 해석할 것인지, 두 사람 모두 순수하게 사랑만을 위해 관계를 맺었는지 등을 판가름 하기란 현재로선 어려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두고도 작가가 우영우의 입을 통해 해당 대사를 말한 것은 장애인 성폭력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며 자칫 범죄 옹호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게 일부 시청자들의 의견이다.

아울러 시청자들이 분노한 지점은 우영우와 이준호의 사랑을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발판으로 지적 장애인의 사랑할 권리를 도구화했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작가가 우리 사회에 대한 문제점을 다루는 데 있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알겠으나 방식이 옳지 않은 것 같다"는 의견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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