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HBO맥스 국내 OTT 제휴 "속사정은?"

OTT 시장 포화 및 인력 비용 등 리스크 커
시장 점유 불확실한 상황 속 양측에 있어 최선의 선택

편슬기 승인 2022.05.12 14:35 의견 0
글로벌 OTT와 토종 OTT가 손을 잡고 국내 공략에 나선다(사진=OTT뉴스). ⓒOTT뉴스


파라마운트플러스와 함께 HBO맥스까지 토종 OTT와 손을 잡고 전략적 우회를 택할 것으로 알려지며 국내 시장은 해외 글로벌 기업과의 정면충돌을 잠시나마 피하게 됐다.

파라마운트플러스는 지난해 8월 티빙과 체결한 전략적 제휴로 국내 진출을 알렸으며 6월 중으로 티빙 내 '파라마운트 관'으로 국내 소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HBO맥스의 운영사 워너미디어는 지난해부터 국내 정식 론칭을 부지런하게 준비 중이었다. 2021년 10월, 국내 인재 채용사이트 '링크드인'에 올라온 'HBO맥스 코리아' 구인 공고가 그 증거다.

당시 커스텀 서비스 이사(고객 응대), 콘텐츠 운영책임자(이사급) 등 총 30개의 직급의 채용 공고로 국내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쏟아졌으나 HBO맥스는 약 6개월 만에 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토종 OTT 웨이브와 손을 잡았다.

■ 직접 진출 대신 우회로 선택 "왜?"

글로벌 대기업인 양 사가 국내 직접 진출 대신 토종 OTT와 제휴를 맺고 간접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우회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지난해 애플TV플러스와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진출 선례에서 찾을 수 있다.

대기업의 자본력과 전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마블, 스타워즈 등의 거대 IP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초창기부터 잡음을 빚거나 유저 인터페이스의 불편함, 오리지널 콘텐츠 부족 등으로 성적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직접 진출로 인한 막대한 비용과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림대학교 미디어케뮤니케이션과 강명현 교수는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넷플릭스조차 가입자 하락세를 막지 못하는 상황은 OTT 시장이 포화 상태임을 말해준다. 거기에 국내 진출로 인한 막대한 비용 발생 등 '리스크'를 안고 들어오기엔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시각을 제시했다.

비용(코스트) 대비 리스크 요인이 많아 토종 OTT와의 제휴라는 우회로를 통해 국내 시장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는 글로벌 대기업들의 전략인 셈이다.

강명현 교수는 "이를 통해 토종 OTT들은 풍부해진 콘텐츠로 더 많은 구독자를 유치하고 파라마운트와 HBO맥스는 티빙과 웨이브라는 접점을 통해 국내 시장 파악이 보다 용이해질 것"이라며 "차후 역으로 토종 OTT들이 글로벌 진출 발판으로 삼을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 글로벌 대기업 등에 업은 티빙과 웨이브

티빙은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지난 12월 CJ ENM과 파라마운트 플러스는 전방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상반기 내 티빙에 '파라마운트플러스 브랜드관'을 론칭한다.

올해 초에는 할리우드 제작 스튜디오 엔데버 콘텐츠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지으며 멀티 스튜디오 구축 및 글로벌 콘텐츠 제작·유통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스튜디오드래곤, 일본의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와 함께 스튜디오드래곤 재팬을 설립한다.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지역 등 해외로 나갈 발판을 순조롭게 밟는 중이다. 파라마운트가 티빙을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것과 같이 티빙도 파라마운트를 통해 자사 콘텐츠를 공급, 글로벌 진출을 꾀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과 파라마운트플러스는 서로에게 국내 및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웨이브는 "7월에 판권 만료를 앞둔 HBO맥스 콘텐츠 서비스 기한 연장을 두고 양사가 협의 중인 것은 맞지만 HBO맥스와의 공식 제휴와 관련해 결정 난 사안은 아무것도 없다"며 현재 보도된 내용에 대해 일축했다.

HBO맥스가 웨이브를 통해 국내 시장에 간접 진출하게 된다면 '왕좌의 게임', '체르노빌', '빅뱅이론', 슈퍼맨과 배트맨을 포함한 DC 시리즈 등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를 통해 시청자들을 쉽게 포섭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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