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플랫폼, "활발한 IP 확장으로 소비자 유인해야"

한국콘텐츠진흥원, 2022 콘텐츠산업포럼 개최
OTT·웹툰 등을 둘러싸고 K-콘텐츠가 가야할 길 모색

황지예 승인 2022.04.28 09:14 | 최종 수정 2022.04.28 09:16 의견 0
2022 콘텐츠산업포럼 2일차(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유튜브). ⓒOTT뉴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포스트 코로나로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플랫폼과 제작자는 콘텐츠의 핵심인 재미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국내 콘텐츠 제작자들이 입을 모았다.

27일 오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2022 콘텐츠산업포럼'의 2일차 섹션이 '이야기'라는 주제 아래 진행됐다.

이날 포럼은 경남대학교 미디어 영상학과 장민지 교수의 'OTT의 일상 지배, 서브텍스트의 콘텐츠 프랜차이즈화' 발제로 문을 열었다.

장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OTT가 K-콘텐츠 산업, 더 구체적으로는 K-스토리가 유통되는 방식과 의미를 변화시켰다"며 "더 이상 콘텐츠가 국가라는 영역에 제한되지 않는다. 글로벌 플랫폼으로 유통의 한계가 사라지며 더욱 복잡하고 많은 자본이 투자되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이에 따라 많은 사람이 지속적으로 접속하도록 플랫폼에 새로운 콘텐츠 끊임없이 공급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했다"며 "이 시대의 콘텐츠는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형식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보편적인 콘텐츠 문법에 맞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 로열스'를 설명하는 장민지 교수(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유튜브). ⓒOTT뉴스


장 교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영 로열스'를 예시로 들며 해당 콘텐츠가 스웨덴 왕실을 배경으로 해 스웨덴어를 쓰고 스웨덴 문화를 보여주지만 다소 한국 드라마 같은 스토리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장 교수는 헨리 젠킨스의 말을 인용해 '하나의 세계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다양한 미디어로 도출하는 것'을 '콘텐츠 프랜차이즈'라고 명명하며, "이용 가능한 플랫폼은 늘어나고, 늘어난 플랫폼을 채우기 위해 기존의 스토리를 가져와서 확장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IP 확장, 프랜차이즈 전략은 예정된 미래"라고 역설했다.

이미 제작되고 성공한 스토리는 다른 미디어에서도 성공할 확률이 높고 유인 요소가 있다며, 플랫폼 이용자를 지속적으로 접속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세계관의 공유'를 꼽았다. 대표적으로 디즈니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있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의 제작 비화를 밝힌 '판다를 안아줘'도 큰 화제를 모았다(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유튜브). ⓒOTT뉴스


특히 장교수는 "OTT 채널은 선택지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야기 하나가 성공을 거뒀을 때 다양한 서브텍스트를 발굴하고 이것을 어떻게 프랜차이즈화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이전까지는 서브텍스트가 하위로 남아있다면 이제는 전략적으로 기획해서 주류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 예시로 디즈니플러스 '메이의 새빨간 비밀'의 제작 비하인드를 다룬 다큐멘터리 '판다를 안아줘'를 언급하며 본편인 영화의 서브텍스트로서, 그저 부가 영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주된 텍스트를 깊게 이해하게 하고 더 많은 몰입의 계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시멘틱 에러'를 언급하며 아이돌 출신인 두 주인공의 IP와 콘텐츠가 연결돼 더욱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K-스토리의 저력을 고민하면서 끊임없이 다른 방향으로 늘어나는 IP 확장성을 연구하고, 이런 연관성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작가뿐만 아니라 중간 기획자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정부가 중간 매개자와 기획자의 역할을 구체화하고, 이야기를 콘텐츠화 하고 프랜차이즈 화할 새로운 직업인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송진선 PD(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유튜브). ⓒOTT뉴스


이어진 질의 응답 시간에도 OTT 관련 질문들이 이어졌다.

OTT 등장 이전과 이후 달라진 점에 대해 스튜디오드래곤 송진선 PD는 "제작비가 늘어나서 자본이 퀄리티와 연결되고, 사전 제작으로 시간이 확보된다는 잘 알려진 장점 외에도 기획자 입장에서 OTT 등장으로 좋은 점을 크게 두 가지 꼽았다.

송 PD는 "첫 번째는 이야기의 호흡과 길이 조절 가능하다는 것이다"라며 "기존 레거시 미디어는 무조건 16부작 정도의 길이가 정해져 있었지만 그렇게 긴 이야기를 만들기란 쉽지가 않았다. OTT 작품들은 이야기의 흐름을 조율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창작자들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주어진 것만 보다 보면 시청자가 지칠 수 있는데, OTT는 시청자가 선택을 하기 때문에 그 피로도도 어느정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경남대학교 미디어 영상학과 장민지 교수(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유튜브). ⓒOTT뉴스


장민지 교수는 이야기를 확장하려면 거대 자본 위주로 흐름이 이어져서 중소, 개인 창작자가 침체될 우려가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을 묻자 중소 창작자 육성이 저해된다는 우려는 깊이 이해하며, 거대 플랫폼의 등장으로 국가가 지워지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 '오징어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은 전세계인에게 한국에서 만든 콘텐츠라기보다는 넷플릭스에서 만든 콘텐츠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 교수는 "그만큼 전세계적으로 어필 가능한 기회임도 기억해야 한다"며 "거대 자본이 침식했을 때 이야기의 다양성이 사라지지지 않도록 이를 확보할 정부 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명 '코로나 특수'를 누리던 콘텐츠 업계가 넷플릭스 주가 폭락 등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제작자들은 상황 변화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핵심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투유드림 신도형 부사장은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송진선 PD는 만드는 사람에게는 진짜가 되고자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민지 교수는 넷플릭스 주가 폭락 등에 "코로나 때문도 있겠지만, 콘텐츠가 재미가 없으면 쉽게 플랫폼을 이동하는 성질 때문도 있다고 본다"며 "하나의 콘텐츠가 성공했을 때 팬들로 인해 콘텐츠가 확장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에게 끊임없이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시 한 번 서브텍스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2022 콘텐츠산업포럼은 4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개최되며 ▲개척 ▲탐색 ▲전환이라는 대주제 아래에서 ▲정책 ▲금융 ▲음악 ▲이야기 ▲게임 ▲방송이라는 소주제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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