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회차 인생을 위한 기막힌 환생 토크쇼 '신과 한판'

웨이브ㆍ왓챠ㆍ티빙: '신과 한판'

박경수 승인 2022.04.05 11:50 의견 0
'신과 한판' 포스터(사진=MBN). ⓒOTT뉴스


[OTT뉴스=박경수 OTT 2기 리뷰어] 요즘 TV에서 토크쇼가 살아남으려면 필요한 건 무엇일까?

게스트 한 명을 데리고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정통 토크쇼는 언제부턴가 자취를 감췄다.

토크쇼라는 포맷이 시청자들에게 뻔해지고 익숙해진 것도 있지만, 이제는 연예인에 대한 정보를 시청자들이 너무나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연예인의 이야기를 굳이 예능으로 다시 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요즘 인기 있는 토크쇼를 보면, 단순하게 토크만 하는 프로는 거의 없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는 토크에 역사를, '심야괴담회'는 토크에 괴담을, '유퀴즈 온 더 블록'은 토크에 퀴즈를 더했다.

'신과 한판'은 1인 게스트 토크쇼지만, 2회차 인생을 위한 저세상에서의 토크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게스트가 저승에 불시착했다는 설정으로, 게스트는 자신의 2회차 인생, 환생을 위해 이야기를 꺼낸다.

'신과 한판'은 새로운 토크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한 번 알아보자.

◆ 환생을 위한 토크쇼

업경을 통해 토크 키워드를 제시한다(사진=웨이브). ⓒOTT뉴스


'신과 한판'은 저승 콘셉트답게 염라대왕, 천사, 악마 역할 출연진이 나온다.

'염구라대왕' 김구라는 토크를 듣고 게스트의 환생 여부를 결정한다.

천사 도경완과 악마 허경환은 게스트를 옹호하거나 비판하면서 '염구라대왕'의 판결에 도움을 준다.

세 사람의 구도는 '무릎팍도사'를 연상하게 하지만, '신과 한판'이 가지는 차별점이 있다.

바로 저승에 가게 되면 내가 살아온 인생의 모든 순간을 보여준다는 '업경'이다.

'신과 한판'에서는 저승 콘셉트답게 업경으로 게스트의 키워드를 보여주고, 키워드에 맞춘 토크가 진행된다.

'무릎팍도사'가 게스트의 고민 하나를 명목으로 다소 맥락 없는 토크를 진행했다면, '신과 한판'은 그보다는 좀 더 명확한 방향으로 토크가 진행되는 편이다.

다른 토크쇼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논란을 주로 짚어준다(사진=웨이브 캡처). ⓒOTT뉴스


출연진의 역할도 조금 다르다.

'무릎팍도사'에서는 강호동이 토크를 주로 이끌었다면, '신과 한판'에서는 김구라뿐만 아니라 도경완과 허경환의 역할도 적지 않다.

악마 허경환은 게스트의 환생을 막기 위해 게스트를 비판하고, 다른 방송에서는 얘기하기 어려운 논란에 대해 언급하는 역할을 해준다.

천사 도경완은 이에 맞서 게스트의 미담을 끌어내고, 게스트의 논란에 대해 해명할 기회를 준다.

1회의 조영남, 6회의 심형래처럼 평범한 예능에서는 보기 어려운, 구설에 오르거나 논란이 있는 게스트의 출연은 '신과 한판'만의 독특한 점이다.

게스트의 논란이나 구설수를 짚으며 다른 방송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솔직한 뒷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있다.

자극적인 논란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인생 2회차를 시작하는 토크 콘셉트에 맞춰서 게스트는 인생의 전환기, 새로운 계획, 포부를 이야기한다.

평소 게스트에 대해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시청자라면 관심 있게 볼 수 있다.

◆ 이미 환생이 정해진 듯한 흐름은 아쉬워

게스트 김수미의 환생을 허락하는 김구라(사진=웨이브 캡처). ⓒOTT뉴스


환생을 위한 토크라고는 하지만, 지금까지 출연한 게스트들은 모두 환생 판결을 받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이는 조영남, 심형래를 제외하고는 출연한 게스트들이 심한 논란이 있거나 비판을 받을 만한 사람들이 아니어서 전체적인 토크가 미담 위주로만 흘러가기 때문일 것이다.

당사자 앞에서 안 좋은 이야기를 꺼내는 게 쉽지는 않지만, 악마 역할을 하는 허경환이 좀 더 시원하게 얘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호불호가 갈리거나 대중들의 오해가 있었던 게스트를 출연시킨다면 토크가 더 다양해지고 수월해질 것이다.

환생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간단한 벌칙 같은 걸 수행하는 건 어떨까?

당장 이승으로 갈 수는 없더라도, 환생을 위해 선행이나 기부를 하는 식의 장치가 있다면 최종 판결에서의 재미가 좀 더 살아날 것이다.

2회차 인생을 위한 기막힌 환생 토크쇼, '신과 한판'.

앞으로 새로운 콘셉트의 토크쇼로서 대세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

매주 금요일 밤 11시 MBN에서 방영하는 '신과 한판'은 웨이브, 왓챠, 티빙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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