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마추어 탐정들의 좌충우돌 수사기!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

디즈니플러스: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

이지윤 승인 2022.03.02 12:18 | 최종 수정 2022.04.25 13:42 의견 0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 포스터(사진=IMDB).

[OTT뉴스=이지윤 OTT 2기 리뷰어] 여기 한 엘리베이터에 네 명이 타 있다.

왕년에 유명 캐릭터를 연기해 이름 날린 스타지만, 지금은 백수인 찰스-헤이든 세비지(스티브 마틴 분)부터 젊은 시절엔 잘 나가는 뮤지컬 연출가였으나 이젠 아파트 관리비마저 낼 수 없는 처지인 올리버 퍼트넘(마틴 쇼트 분), 어딘가 비밀스러운 구석이 있는 패셔니스타 메이블 모라(셀레나 고메즈 분), 그리고 팀 코노(줄리안 시히 분)까지.

한 엘리베이터에 같이 탄 주인공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찰스, 올리버, 메이블, 그리고 팀 코노. (사진=드라마 공식 트레일러 캡처).

언뜻 봐도 이들이 함께 어울려 다닐 이유는 없어 보인다.

찰스와 올리버는 할아버지고 메이블과 팀은 MZ세대다.

겉으로 보기에 이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뉴욕 어퍼 웨스트사이드의 아코니아 빌딩 거주자라는 것이다.

별일 없었다면 이들은 엘리베이터에서나 가끔 마주치고, 아파트 회의에서나 볼 수 있는 정도의 이웃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에서 헤어지고 약 12분 뒤, 팀 코노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이들의 운명은 180도 바뀌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팀 코노의 죽음을 자살로 단정 짓고 수사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엘리베이터에서의 팀 코노는 자살을 앞둔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

쓰레기봉투를 들고 택배가 잘못 갔다고 항의 전화를 하고 있던 팀 코노.

몇 시간 뒤 자살할 사람치고는 너무 멀쩡해 보였다.

추리광인 삼총사가 이 사건을 그냥 지나칠 리 없다.

단순 자살이 아닐 것이라 직감한 이들은 팀 코노의 아파트로 몰래 들어가 사건 현장을 훔쳐보고, 팀 코노의 쓰레기를 뒤져 살인 사건이라는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던 중 팀 코노가 죽기 전 찾고 있었던 소포를 발견한다.

박스를 열어보니 그 안엔 프로포즈용 반지가 들어 있다.

죽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프로포즈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있는가. 프러포즈 반지를 시킨 택배가 잘못 도착했다고 자살한단 말인가.

이 사건, 단순 자살이 아니다. 팀 코노는 살해당한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팀 코노의 죽음을 자살로 결론짓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그때 삼총사는 깨달았다.

진실을 파헤치고 살인범을 잡을 정의의 사도는 바로 자신들뿐이라는 것을.

그렇다면 용의자는 누구인가?

아파트에서 열린 팀 코노의 추모식에 함께 참석한 이들은 다른 아파트 주민들이 그의 죽음보다 고양이 에블린의 죽음을 더 애도하는 모습에 의아함을 감추지 못한다.

알고 보니 많은 주민이 팀 코노를 싫어했던 것이다.

비공식 탐정 삼총사는 팀 코노에게 원한을 가진 주민이 그를 살해했을 것이라 생각하고 조사를 시작한다.

삼총사가 정리한 사건과 용의자 목록(사진=드라마 공식 트레일러 캡처).

조사한 결과를 팟캐스트로 공개하면서 말이다.

뮤지컬 연출가인 올리버의 연출력과 유명한 배우인 찰스의 연기력을 바탕으로 시작한 팟캐스트의 이름은 바로 〈Only Murders In The Building〉, 이 드라마의 제목(원제)이다.

자, 팟캐스트를 시작했으니 투자를 받아야 한다.

특히 올리버는 지금 아파트 관리비를 몇 개월째 내지 못했고, 기한 내 지불하지 못하면 집을 내놓아야 하는 처지에까지 내몰렸다.

간절한 올리버는 테디 디마스(네이선 레인 분)를 찾아간다.

테디는 귀가 들리지 않는 테오 디마스(제임스 카벌리 분)의 아빠로, 과거 올리버의 뮤지컬에 투자했던 경험이 있다.

물론 그 뮤지컬은 폭삭 망해버렸지만 말이다.

하지만 올리버는 물러설 곳이 없다.

염치 불구하고 진심으로 테디를 설득한 올리버는 결국 테디의 후원을 받고, 팟캐스트 제작은 순조롭게 진행된다.

돈을 받았으니 반드시 범인을 잡아서 유명해져야 한다.

그래야 올리버는 돈도 벌고, 집도 지킬 수 있으니까.

비록 듣는 사람이 몇 명 없을지라도 말이다.

물론 접점 한번 없다가 엘리베이터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인 만큼 찰스와 올리버, 메이블의 손발이 척척 맞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사랑스러운 삼총사의 좌충우돌 또한 하나의 재미 포인트다.

거기에 각자 가지고 있는 비밀이 밝혀지면서 드라마에 긴장감을 더해준다.

과연 아마추어 탐정들은 팀 코노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칠 수 있을까?

정말 팀 코노는 살해당했을까?

만약 살해당한 게 맞다면 과연 누가 범인일까?

팀 코노에 의해 수많은 돈을 손해 본, 같은 아파트에 사는 유명 가수 스팅?

팀 코노가 죽은 날 밤 수상한 움직임을 보였던 타이다이 옷을 입은 남자(아론 도밍게즈 분)?

그게 아니라면, 혹시 팀 코노와 알던 사이임을 숨기고 있는 메이블?

드라마는 마틴 스티브와 스티브 쇼트의 코미디 연기 덕분에 무거운 추리와 가벼운 코미디 사이의 균형을 아주 잘 유지한다.

메이블이 가지고 있는 비밀과 과거로 인해 분위기가 급격히 어두워질 때면 찰스와 올리버의 우스꽝스러운 생각이나 행동이 완화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두 명의 코미디 스타와 셀레나 고메즈가 함께 다니는 광경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팀 코노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삼총사(사진=공식 트레일러 캡처).

물론 주인공들의 어마어마한 나이 차이에 이들의 케미스트리가 걱정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찰스와 올리버, 그리고 메이블 사이의 세대 차이도 유머러스하게 다루며 자연스러운 웃음을 선사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연출이다.

단조로운 삶을 살던 삼총사가 팟캐스트를 계기로 생활의 활력을 찾게 되는데, 이때 세 명의 기분을 표현하는 방식이 굉장히 새롭다.

귀가 들리지 않는 테오의 시점에서 극이 전개될 때는 드라마 또한 소리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는 시청자가 자신을 테오로 치환하게 한다.

테오의 입장에서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더욱더 생생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드라마는 약 30분씩 10편으로 구성돼 있어 짧은 호흡으로 부담 없이 보기 좋다.

너무 짧아서 아쉽다고? 걱정하지 마라.

올 중순, 시즌 2 공개가 예정돼 있으니까!

시즌 2에서 우리들의 삼총사 찰스, 올리버, 메이블과 더불어 테디 디마스와 그의 아들 테오가 다시 등장한다.

여기에 미스터리에 휘말리게 되는 미술계 인사인 앨리스 역에 카라 델레바인 분이 캐스팅되며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시즌 1을 열심히 시청하면서 더 재밌어질 시즌 2를 기다리는 일뿐이다.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아마추어 탐정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는 디즈니플러스에서 만날 수 있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연기력에 대한 전반적 평가): 8
2. 스토리(작품의 재미, 감동 그리고 몰입도): 7
3. 음악 (작품에 삽입된 OST와 음향효과 등 전반적인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 영상미, 촬영지, 의상, 배경, 인테리어, 작품 색감 등): 7
5. 촬영 (카메라 구도, 움직임 등이 얼마나 작품을 잘 담아내는지): 7

→ 평점: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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