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K-콘텐츠'에 푹 빠지다…'제4차 한류 붐' 맞아

외면 받는 '일본 자국 콘텐츠', "왜?"
'만화 강국'답게 애니메이션 뚜렷한 강세
영상 산업에서 '자성의 소리'도

편슬기 승인 2022.01.18 11:40 | 최종 수정 2022.01.18 11:59 의견 0
이태원 클라쓰(사진=네이버TV 캡쳐).


일본에 부는 K-콘텐츠의 바람이 거세다. 유명 한국 드라마를 봐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통계사이트 플릭스패트롤 13일 발표에 따르면 전날 일본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한국 콘텐츠가 차지했다.

1위는 SBS 월화 드라마 <그해 우리는>이다. 3위는 tvN에서 전지현, 주지훈 주연의 <지리산>의 후속으로 나온 <불가살>이 차지했고, <고요의 바다>는 5위였다.

일본 남성들 사이에서 '박새로이' 헤어스타일의 유행을 부른 <이태원 클라쓰>와 공유, 김고은 주연의 <도깨비>, 여진구, 아이유 주연의 <호텔 델루나>는 각각 6위, 7위, 9위에 랭크인 했다.

연예 예능프로그램도 다수가 상위권에 랭크됐다. <솔로지옥>이 2위, <돌싱글즈>가 4위, 나는 솔로가 8위다. 이 외에 스포츠 예능프로그램인 <뭉쳐야 산다>가 10위를 차지했다.

사랑의 불시착(사진=네이버TV 캡쳐).


■젊은 층 사이에서 '호감' 얻는 '한류'

사실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일본에서 한류(韓流)가 인기를 얻기 시작한 지는 꽤 오래됐다. 20여 년 전 드라마 <겨울연가>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졌고 불씨는 배우, 아이돌, 뷰티, 문화 등으로 이어졌다.

물론 최근들어 더욱 폭발적으로 '한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전엔 5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팬덤 규모의 관심이었다면 이젠 10, 20대 젊은 층을 시작해 다양한 연령대에서 보다 넓은 장르의 K-콘텐츠를 즐긴다는 점이다.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우리나라에서 흥행했던 작품들이 일본에서도 흥행 중이다. 최근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의 히트로 K-콘텐츠를 접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구글 검색창에 OTT 서비스와 '韓國(한국)'을 치기만 해도 '韓国ドラマ(한국 드라마)', '韓ドラ(한드라, 한국 드라마 준말)', '韓流(한류), '韓国ドラマ 多い(한국 드라마 많은)' 등의 관련 검색어가 줄을 잇는다.

매체들의 보도도 계속된다. '지금, 어째서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클라쓰, 오징어 게임...방역수칙이 가져온 -제4차 한류 붐- 대고찰'과 '꼭 봐야하는 한국 드라마 명작&주목작 랭킹 TOP10', 'OTT 서비스, 애니메이션 및 한국 드라마 부동의 인기' 등 한국 콘텐츠 붐에 대해 분석하는 기사가 심심찮게 눈에 띤다.

지난해 연말에는 크리스마스나 연말에 즐기기 좋은 한국 작품 추천 기사가 연이어 보도되기도 했다.

2022년 1월 1주차 OTT 콘텐츠 랭킹(사진=GEM Partners).


■ OTT 작품 순위에 '애니메이션' 투성이

말 그대로 일본에서 인기 있는 장르는 애니메이션과 한국 콘텐츠가 대부분이다. 일본이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유명한 것은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나 왜 자국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영화평론가 마에다 유이치 씨가 기고한 칼럼에서는 탄탄한 내수 시장을 원인으로 꼽았다.

일본 내에서 유명한 배우, 아이돌을 내세워 로우 리스크·로우 리턴, '안전한 길'을 택해 작품만을 만들다보니 전세계적 흥행이 가능한 <오징어 게임> 등과 같은 대작들이 나오기 어렵다는 구조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명성이 자자한 탓에 OTT 플랫폼 콘텐츠도 단연 애니메이션 장르가 인기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데이터 및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 회사 'GEM Partners'가 매주 금요일마다 발표하는 OTT 콘텐츠 종합 순위 TOP20에는 랭크인한 작품들의 대부분이 애니메이션이다.

랭킹 20위 안에 드는 실사 작품은 연애 예능 <바체라 재팬>, 기타노 다케시 자전 영화 <아사쿠사 키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마블의 <스파이더 맨> 등 8개 영화 및 드라마가 전부다.

이 중 일본 내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제한을 걸면 그 폭은 더 좁아진다. 지난 14일 발표한 2021년 OTT 플랫폼 별 시청률 TOP 10 조사를 살펴보면 거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자성의 소리가 나올만도 하다.

■ 한류 붐, 이유는 단순 "재밌으니까"

K-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일명 제4차 한류 붐의 이유는 단순하다. 한국 콘텐츠가 재밌기 때문이다.

한국 드라마·뮤지컬 등 한국 엔터테인먼트 전문가 다시로 지카요(田代親世) 씨는 "지금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압도적으로 높은 퀄리티와 장르의 다양성에 있다고 본다"며 "멜로에 국한되지 않고 장르, 취향 등 실로 다양한 드라마가 만들어져 최근엔 영화 수준의 드라마도 속속 등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표현력, 프로페셔널한 자세도 돋보인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해서 한국 드라마=반드시 재밌다는 공식이 성립한 것 같기도 하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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