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그럼에도 기대되는 <우수무당 가두심>

카카오TV 오리지널ㆍ왓챠: <우수무당 가두심>

정수임 승인 2021.08.25 10:01 의견 0
드라마 <우수무당 가두심> 포스터. 사진 카카오TV

[OTT뉴스=정수임 OTT 1기 리뷰어] 카카오TV 오리지널 <우수무당 가두심>은 원치 않는 운명을 타고난 소녀 무당 '가두심'(김새론 분)과 원치 않게 영혼을 보게 된 엄친아 '나우수'(남다름 분)가 위기의 18세를 무사히 넘기기 위해 함께 미스터리를 파헤쳐가는 고교 퇴마로그다.

한 편당 20분의 분량으로 12부작 구성, 매주 금요일 오후 8시에 공개된다.

지난달 30일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5편이 공개됐고, 1~4회 본편 누적 조회수 1000만뷰를 돌파하며 인기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오늘은 장르와 캐스팅, 크게 두 가지를 중점으로 <우수무당 가두심>의 빛과 그림자를 파헤쳐 본다.

▶학원물 마신 퇴마물, 식상? 신선?

학교라는 공간과 미스터리라는 장르는 한국 공포물에서 오랫동안 함께해온 익숙한 조합이다.

대표적으로 1998년의 <여고괴담>이 23년이 흐른 2021년에도 6번째 시리즈로 명맥을 이었으니 말이다.

늘상 보아온 공포x학교의 조합은 식상할 수 있으나, 퇴마x학교의 조합은 비교적 신선한 편이다.

학생이라면, 학생이었다면 너무나 익숙한 장소인 학교를 배경으로 삼은 이 드라마는 주인공 학생에게 아예 무당이라는 설정을 대놓고 입혔다.

특히 단순히 공포를 느끼는 수동적인 존재에서 벗어나 영혼과 대등하게 맞서는 능동적이고 특별한 존재로 내세웠다.

여기에 꼭 이 주인공 캐릭터가 미션을 해내야만 하는 당위성이 부여되는데, 바로 운명이다.

무당이었던 할머니 묘심(윤석화 분)은 다른 사람도 아닌 "꼭 두심이만이 이 일을 해낼 수 있다"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두심은 10년 전, 악령에 씌인 소년 현수(유선호 분)가 투신하는 모습을 목격했던 충격과 눈앞에서 할머니의 죽음을 지켜봐야했던 고통을 겪는다.

스토리는 이런 운명을 지닌 소녀가 할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악령과 대결하고,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제법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포스터와 달리, 아직까지는 무자비한 공포물과는 거리가 있는 편이다.

퇴마물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귀신 분장과 CG는 필수일 터, <우수무당 가두심>에서도 매회 만날 수 있다.

다만 이를 공포스럽게 표현한다거나 거부감을 주는 정도는 아니다.

분장은 한때 사람이었던 영혼들의 인간적인 생김새를 조금 더 부각하며, 심지어 10년 전 죽은 이후 줄곧 두심을 따라다니는 영혼 현수는 갑자기 나타나고 사라지는 순간을 제외하면 비주얼이 산 사람과 거의 다를 바가 없다.

CG는 두심과 묘심이 악령과 맞서는 장면이나, 공격당하는 장면에서 두드러진다.

악령이 학교를 휘젓고 다니는 장면에서는 연기처럼 묘사되는 악령의 시점에서 내레이션이 함께 이어진다.

전개상 꼭 필요한 부분이기는 하나 어딘가 다소 유치하게 보이기도 하는 위험이 존재한다.

퇴마와 학원물의 합이 신선하기는 하나, CG에서 뛰어난 퀄리티가 보장되지 않으면 앞으로의 시청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드라마 <우수무당 가두심> 속 악령과 맞서게 되는 두심과 우수. 사진 카카오TV 캡처

▶둘이 합쳐 24년, 연기 경력이 말해주는 것

주연을 맡은 배우 김새론과 남다름은 각각 2000년, 2002년생으로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임에도 연기 경력과 필모그래피는 누구보다 화려하다.

김새론은 영화 <아저씨>ㆍ<이웃사람>, 드라마 <여왕의 교실>ㆍ<마녀보감>ㆍ<연애플레이리스트> 등의 작품에서 임팩트 있게 활약했고, 남다름은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ㆍ<이리와 안아줘>ㆍ<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영화 <제8일의 밤>ㆍ<허삼관> 등의 작품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차근히 쌓아온 이들의 내공은 <우수무당 가두심>에서도 여실히 발휘된다.

김새론은 오랫동안 영혼을 보며 그들은 다루는 데에 도가 튼 '두심'의 냉소적인 면과 무당인 할머니의 운명을 어릴 적부터 이어받아 방어적으로 변해버린 인물의 성향을 잘 그려내고 있다.

남다름 역시 침착하고 차분한 모범생 '우수'가 갑작스레 영혼을 보는 능력을 가지면서 느끼는 두렵고 당황스러운 감정의 변화를 잘 녹여내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어쩌면 자칫 유치해 보일 수 있는 학원 퇴마물의 주인공이 모두 아역 출신 연기자라는 점이다.

두 사람은 2009년 데뷔 후 주인공의 아역, 학생 역할을 주로 맡아 왔다.

김새론은 <레버리지: 사기조작단>을 통해, 남다름은 최근 2편의 영화를 통해 본격적인 성인 연기를 시작했으나, 아직은 이들의 어린 시절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를 수밖에 없다.

물론 높은 인지도와 안정적인 연기력 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캐스팅이지만, 이런 장점이 작품에 따라서는 단점으로 적용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두심, 우수가 힘을 모아 명문 송영고의 미스터리를 본격적으로 풀어나가는 과정과 풋풋한 로맨스는 꽤 조화롭고 흥미롭다.

우수도 영혼을 보게되는 3회 엔딩을 기점으로 같은 세계를 공유하게 된 두 사람, 곳곳의 그림자 요소조차 빛으로 덮어버릴 이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카카오TV 오리지널 <우수무당 가두심>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카카오TV에서 공개된다.

최초 공개 3시간 후, 왓챠에서도 함께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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